‘숨막히는 9구단 공동 1위’ 밀리면 끝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3 06: 09

프로야구 9개 구단 순위표에 평화가 찾아왔다. 모두가 5할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그 평온해 보이는 순위표 뒤로는 포성이 난무하다.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함도 보인다. 프로야구 판도가 예상대로 진행됨에 따라 초반 성적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지난 주말 개막한 2014년 프로야구는 각 팀마다 2~4경기를 치른 2일 현재 모든 팀들이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에누리 없이 5할 승률이다. 개막 2연전에서 모든 팀이 1승씩을 나눠가진 것에 이어 1일과 2일 두 경기에서도 모두가 1승1패를 기록했다. 위닝시리즈를 미리 예약한 팀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연승의 기쁨을 맛 본 팀도 삼성과 SK 정도다. 9개 구단이 모두 공동 1위로 나란히 선 것은 사상 최초다.
2일 경기에서는 전날(1일) 패배한 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지난해 챔피언 삼성에 전날 아쉬운 패배를 깨끗하게 되갚았다. 광주에서는 전날 1점차 영봉패를 당했던 NC가 KIA에 1점차 승리를 거뒀다. 목동에서 두산은 홈런포로 넥센을 두들기며 전날 홈런 악몽을 돌려줬고 잠실에서 LG는 SK에 불펜 난조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또렷하게 각인시켜줬다. 4개 구장에서 모두 난타전이 벌어졌다.

예상대로라는 평가다. 올해 프로야구는 전력이 평준화돼 치열한 레이스가 예고됐다. 대체적으로 삼성, 롯데, 넥센이 전력에서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였지만 나머지 팀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전망은 극초반 레이스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비단 성적뿐만 아니라 각 팀의 힘 차이가 크지 않고 서로의 장점이 뚜렷하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팀들이 초반 레이스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전력에 여유가 있는 팀은 중반 이후 반격을 도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확실한 1승 상대’가 없는 현실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초반에 처지면 중반 이후 치열한 순위싸움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 연승을 거두기가 힘든 여건에서 초반부터 넉넉한 승차를 확보해놓지 않는다면 상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땅따먹기 국지전이다.
이에 덕아웃이 예민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매 경기가 소중한 상황에서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초반에 최대한 힘을 짜내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을 위주로 도드라질 공산이 크다. 실제 한화는 개막 3경기 만에 마무리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KIA는 에이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 SK는 희생번트로 최대한 점수를 내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부상자 관리가 관건인 가운데 4월 한 달간의 치열한 기 싸움이 프로야구 초반 흥행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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