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013 33경기의 기적...올해도 재현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4.03 06: 12

2014시즌도 폭풍 질주로 치고 올라갈 것인가.
LG 김기태 감독이 2014시즌 팀의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시기를 4월 8일부터 5월 15일로 정했다. 김 감독은 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다음주부터 33경기가 올 시즌의 1차 관문이라고 본다. 특히 어린이날을 끼고 9연전을 하는 시기가 중요하다”며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정인 만큼, 스프링캠프 때 미리 코치들과 이야기를 해놓았다. 잘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다음 주 사직 롯데 주중 3연전을 시작으로 5월 15일 끝나는 롯데와 홈 3연전까지 휴식기가 없다. 특히 5월 3일부터 11일까지는 두산 한화 넥센과의 9연전도 있다. 이는 LG가 2014시즌서 맞이하는 가장 긴 레이스다. 이후 LG는 6월 6일부터 7월 10일, 8월 7일부터 9월 10일까지 두 차례 휴식기 없이 30경기를 치른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2014시즌 크게 셋으로 나누어 운영할 계획이다.

김 감독이 두산과 개막 2연전서 김선우·임지섭의 깜짝 카드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개막부터 1·2선발을 내는 게 아니라 4·5선발을 먼저 투입해 33경기 레이스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려고 했다. LG는 3일 잠실 SK전을 마친 후 4일 휴식에 들어간다. 즉, 오는 8일부터는 비로소 1선발부터 5선발까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이 돈다.
그만큼 김 감독은 지금 당장 성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과 개막 2연전, 그리고 SK와 홈 개막 3연전과 관련해 “우리가 첫 5경기서 2승3패를 할지, 아니면 3승 2패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보다는 33경기에 대비해 안 되는 부분을 고쳐가는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진정한 2014시즌의 시작을 4월 8일부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선발진 또한 이에 맞춰 준비했다. 김 감독은 “1·2·3 선발인 류제국 우규민 코리 리오단은 이미 지금도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하다. 다음 주부터 돌아가면서 주 2회 등판을 하게 될 것이다”며 “4·5선발은 상대에 맞춰 변화를 줄 계획이다. 그러나 변화가 그리 크지는 않다. 김선우 임지섭 신정락 중 둘이 들어가게 된다. 비가 와서 월요일 경기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하니 총 선발진이 7명 정도 있으면 좋다”고 했다.
선발진에서 가장 큰 변수가 있다면 새 외국인투수 에버렛 티포드의 합류 시점이다. 2일 오후 5시에 한국에 입국한 티포드는 3일부터 컨디션을 점검한 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시기를 정하려 한다. 김 감독은 “일단 팀 내부적으로는 입국하고 10일 후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티포드의 의사도 중요하다. 티포드와 면담을 통해 1군 무대에 서는 날짜를 정하려 한다”면서 “티포드가 선발진에 합류하면 4선발까지는 고정해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비록 확실한 5선발진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투수는 물론 야수에도 예비전력이 많다. 때문에 긴 레이스를 소화한다고 해서 과부하에 걸리고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지는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낮다. 무엇보다 LG는 2013시즌 지금보다 팀의 깊이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013년 5월 17일부터 6월 23일까지 33경기·11번의 3연전서 우천 취소된 2경기를 제외하고 22승 9패(승률 71%)로 승승장구했다. 5할 -6까지 떨어졌던 성적을 수직 상승시켰고, 8월말부터는 삼성과 페넌트레이스 1위 싸움에 임했다. 결국 이 때의 질주가 LG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2013시즌의 성공을 낳은 것이다.
이번 33경기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부상자들의 복귀 날짜를 5월로 잡아뒀다. 포수 현재윤과 내야수 박경수 모두 5월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의 힘이 떨어질 수 있는 5월에 맞춰서 둘을 준비시키고 있다. 지금 전력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결정적인 시기에 팀이 치고 올라가게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33경기 목표와 관련해 “당연히 승수가 패수보다 많은 것이다”면서도 “시즌 초반 판도가 갈리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일찍부터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가 김기태 감독의 자신감처럼 지난해의 약진을 재현, 올해도 33연전 폭풍 질주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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