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바라보는 소프트뱅크의 강점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4.03 06: 21

'빅보이' 이대호(32)는 올해부터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서다. 2011년 일본 시리즈를 제패했던 소프트뱅크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우승 재도전에 나섰다. 이대호 또한 지난 2년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활약하며 고군분투했던 것과 달리 우승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대호가 바라보는 소프트뱅크는 어떤 팀일까.
그는 최근 OSEN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투타 밸런스가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전력만 탄탄한 게 아니다. 끈끈한 팀 케미스트리는 소프트뱅크의 최대 강점. 이대호는 "우치카와 세이치, 하세가와 유야, 마쓰다 노부히로 등 소프트뱅크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들이 더 열심히 훈련하고 화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이끈다. 간판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후배 선수들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전했다.
구김살없는 성격이 강점인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분위기가 완전히 녹아 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 앉아 동료들과 장난을 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이 다 잘 해준다. 특히 1982년 동갑인 우치카와가 가장 많이 챙겨준다"는 게 이대호의 말이다.

잘 알려진대로 이대호는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롯데 시절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게 최고의 성적이었다.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만큼 우승의 한을 풀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그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우승 전력을 갖춘 팀에 왔지만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야구라는 게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도 우승이 보장된 건 아니다. 우승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겠다".
후쿠오카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아주 높았다. 이대호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 오크돔과 차로 10분 거리에 불과하다. 그는 "야구장이 가까워서 좋다. 예전과는 달리 이동 거리가 짧아 그만큼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 무대 진출 3년째를 맞아 일상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모든 게 익숙하다. 아내 신혜정 씨와 딸 효린이도 잘 적응하는 만큼 이대호의 마음은 한결 가볍다.
그렇지만 운전하는 건 여전히 어색하다. 일본의 운전방향은 한국과 반대다. 한국에서는 자동차는 오른쪽 차로를 달리지만 일본은 왼쪽 차로를 달린다. 운전대도 반대방향에 있다. 운전대가 반대방향에 있으니 모든 게 반대쪽에 있다. 그래서 이대호는 오릭스 시절 직접 운전하지 않고 택시를 타고 다녔다.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뒤 마이카족 대열에 합류했다. 쉬는 날 가족들과 함께 근교에 바람쐬러 가기 위해서는 자가용 한 대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다.
이대호는 "며칠 전에 역주행 한 번 했었는데 차가 다니지 않을때라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방향 지시등 대신 와이퍼를 작동시킨 적도 종종 있다. 변속기 작동과 사이드 밀러를 보는 것도 아직은 익숙치 않는 게 사실. '시간이 약'이라 굳게 믿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모든 게 만족스럽다. 우승의 한을 풀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 붓는다는 생각 뿐"이라며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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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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