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NC 다이노스가 힘겨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 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 시즌 두 번째 경기를 벌여 연장승부끝에 8-7로 이겼다. 경기후 김경문 감독은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잘 싸웠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울림은 컸다. 이날 승리가 여러가지 의미를 안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선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KIA의 공세에 동점까지 내주며 역전패 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결정적 위기를 벗어나면서 승리를 따내는 힘을 보여주었다.

만일 이날까지 졌다면 NC는 분위기가 처질 수 밖에 없었다. 전날은 이재학이 호투를 했음에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찰리 쉬렉을 내세워 설욕의 첫 승 사냥에 나섰다. KIA 임준섭에게 5회까지 1득점에 그쳐 살얼음을 걸었다. 그러나 6회 대거 5점을 뽑고 7회 한 점을 더해 7-1로 앞서갔다.
그러나 찰리가 브렛 필에게 투런포를 맞고 실책까지 저지르며 난조에 빠져 6실점했다. 결국 8회 임창민이 등장했으나 동점까지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8회말 1사1,3루에서 안치홍의 동점 2루타때 정교한 중계플레이로 KIA 1루 주자 필을 홈에서 잡아냈다.
이어 9회말 1사1,2루 위기에서도 흔들림없이 KIA의 끝내기 공세를 막았다. 그리고 연장 10회초 2사 1,2루에서 이종욱의 결승타로 경기를 잡았다. 7-1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했다면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기 마련이지만 버티기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그만큼 강한 뒷심과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조직력을 확인했다.
또 하나의 수확은 김진성의 첫 세이브였다. 올해부터 소방수로 나서는 김진성은 10회말 첫 타자 김민우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희생번트로 동점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안치홍을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차일목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한 점차 리드를 지키면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인 상황인데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세이브로 팀을 구해주었다"고 칭찬했다. 작년시즌 확실한 소방수가 없었던 NC로서는 더욱 김진성의 첫 세이브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4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나성범과 결승타의 주인공 이종욱은 "첫 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이 1승의 귀중함을 새삼 느낀 것이다. 올해 4강 다크호스 후보로 지목받고 있는 2년차 NC에게는 많은 것을 얻은 힘겨운 첫 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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