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유격수 본능이 유감없이 나타났다.
한화 유격수 송광민(31)이 2경기 연속 홈런을 폭발시켰다. 송광민은 지난 1~2일 대전 삼성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쳤다. 특히 2일 경기에서는 동점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안타 4개 중 2개가 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송광민의 홈런은 깊게 파고 들면 단순한 홈런이 아니었다. 삼성 투수 배영수의 2구째 직구가 얼굴 쪽으로 높게 향했고, 당황한 송광민을 피하는 과정에서 배트가 헛돌아 헛스윙으로 판정됐다. 집요한 몸쪽 승부가 시범경기부터 이어졌다.

하지만 송광민은 곧 이어진 3구째 몸쪽 138km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다리를 빼고 정확한 타이밍에 제대로 쳤다. 노림수가 통한 장면이었다. 송광민은 "노리고 들어가다. 작년 공익근무로 서산에 있을 때부터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의 타격을 많이 참고했다"고 이야기했다. 푸홀스는 최근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그는 "상대팀에서 몸쪽 승부를 많이 했다. 시범경기에서 변화구를 잘 쳐서 분석을 해서 그런지 몸쪽 직구로 승부하더라"며 "푸홀스 타법으로 몸쪽 공을 칠 수 있는 타법을 연구했다. 그동안 상체 위주로 스윙했는데 힙턴을 활용하는 푸홀스 타법을 참고하게 됐다. 타격코치님들도 이와 같은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룸메이트 김태균의 조언이었다. 송광민으 시범경기에서부터 송구 불안을 드러내며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2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에서 부진은 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 개막 2경기에서 송광민은 7타수`1안타 타율 1할4푼3리에 그치고 말았다. 움츠러들 수 있던 송광민을 일깨워준 게 바로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송광민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끌리는 대로 해봐라. 어차피 누군가는 실책하게 되어있다. 야구 뭐 있냐. 마음 편하게 해라. 타격은 공보고 공쳐라"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송광민은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수비에서 부담이 있었다. 너무 정자세와 기본기에 신경 쓰다 보니 오히려 다리가 안 움직이더라. 태균이형 말을 듣고서 러닝스로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편히 하고 있다"고 김태균에게 고마워했다.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뽐내고 있는 송광민은 "15개에서 20개 정도의 홈런을 치고 싶다. 우리팀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이 좋기 때문에 내가 하위타선에서 15개 이상 홈런을 치면 정말 무서워질 것"이라며 "개막전에서 5번을 쳤는데 수비까지 해야 하다 보니 부담이 있더라. 지금 7번 타순이 가장 편하다. 우리팀 타선은 같은 선수인 내가 봐도 무시무시하다. 내가 하위타선에서 힘을 낸다면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말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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