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희열은 무엇일까. 당연히 승리, 그것도 역전 끝내기 승리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추신수는 텍사스 팬들에게 이틀 연속 끝내기를 선사한 영웅이나 다름없다.
추신수가 텍사스로 이적한 뒤 3연전을 무사히 마쳤다. 1일(이하 한국시간) 홈 개막전을 치른 텍사스는 3일 경기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개막 3연전을 가졌다. 결과는 2승 1패 위닝시리즈. 1차전은 양팀 모두 화끈한 타격쇼를 펼친 끝에 필라델피아가 승리를 가져갔고, 2차전과 3차전은 텍사스가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 가운데 추신수는 2번의 끝내기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을 했다. 2차전에서 추신수는 3타수 2안타 2사사구로 5번 가운데 4번 출루하는 활약을 펼쳤는데, 7회에는 안타로 출루해 동점 득점을 올렸고 9회에는 볼넷으로 걸어나가 벨트레의 끝내기안타 때 결승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3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는데 볼넷 하나가 바로 끝내기 밀어내기였다. 추신수는 필라델피아 마무리 파펠본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경기를 끝냈다.

텍사스가 거액을 들여 추신수를 영입한 건 바로 특유의 출루능력과 선구안을 믿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이에 십분 보답하고 있다. 비록 3경기지만 안타(3안타)보다 사사구(4개)가 더 많고, 출루율은 4할6푼7리에 달한다. 이미 텍사스는 추신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추신수가 활발하게 출루를 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추신수가 이번 3연전에서 성공적으로 텍사스 생활을 시작한 것에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이곳 지역언론은 강한 논조를 드러내기로 유명한 곳이다. 텍사스가 추신수 영입을 발표했을 때 의구심을 드러내는 기자가 적지 않았고 이미 수 차례 기사화되기도 했다.
일부 기자는 기자실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추신수가 나오자 "어마어마한 계약을 한 사나이가 나왔다(Texas-sized contract man)"며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좀처럼 장기계약을 하지 않는 존 대니얼스 단장이 삼고초려를 해가면서까지 영입한 추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비록 첫 3연전이지만 추신수는 자신의 가치를 텍사스 팬들은 물론 그를 주시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지금까지 추신수가 펼친 활약은 텍사스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맨 추신수가 현재 페이스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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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브 라이프 파크(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