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오만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설욕했지만, 승리 뒤에는 이동국(35)의 핏빛 부상투혼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 광저우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광저우와 함께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했지만, 두 팀 간의 득실차에서 밀려 조 2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지난 3차전 원정경기서 1-3으로 패배한 바 있다.
치열한 접전 속에서 먼저 분위기를 잡은 건 전북이었다. 전북은 후반 3분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이재성의 왼발 슈팅과 후반 14분 레오나르도의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후반 21분 디아만티를 저지하던 정혁이 반칙으로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처했다.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1골차 리드를 지켜 승리를 가져왔지만, 짜릿했던만큼 잃은 것도 많은 승부였다.

전북의 '사자왕' 이동국의 부상은 이날 가장 감동적이었고, 동시에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경기 후 절룩이는 걸음걸이로 믹스트존을 빠져나온 이동국의 발은 피투성이였다. 전반전 공중볼을 경합하던 도중 착지 과정에서 상대 선수에게 발등을 밟혔기 때문이었다. 축구화에는 구멍이 뚫렸고, 이동국의 발은 피로 물들었다.
전북 관계자는 "이동국이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3일 병원에서 3바늘을 꿰맸다"고 설명했다. 축구화에 구멍이 뚫리고 새끼발가락이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피투성이의 발로 승리를 위해 뛴 '부상 투혼'인 셈이다.
그러나 이동국은 어떻게 참고 뛰었냐는 질문에 "중요한 승리를 선물로 받았으니 괜찮다"고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광저우전 승리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알기에 통증을 참아가며 뛰어야했던 베테랑의 투혼이다. 하지만 당장 오는 6일 서울전 출장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동국뿐만이 아니다. 이재명(23) 역시 광저우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전북 관계자는 "오른쪽 발목 외측인대 부분파열로 치료에만 2~3주가 소요될 듯 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재명을 대신할 박원재(30)도 현재 부상중이라 서울전 출전은 어렵다. 재활군에 있어 다음 ACL 경기는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전에는 갓 전역한 최철순(27)이 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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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