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의 대전 삼성화재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화재는 3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원정 경기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완파했다. 레오가 30점(공격성공률 62.22%)을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고, 이선규(8점)와 박철우(7점)도 승부처서 알토란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1패 뒤 3연승으로 정상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삼성화재는 이날 우승으로 지난 2007-2008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7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라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7연속 챔프전 우승이다. 여자 프로농구의 안산 신한은행이 지난 2006-2007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일궜지만 2012-2013시즌 챔프전서 우리은행에 패권을 넘겨주며 제동이 걸렸다. 삼성화재는 한국 남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7연패의 첫 주인공이 됐다.
'우승 청부사'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7연패다. 부담감은 컸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6연패를 달성해서 그런지 팬들이 우승을 당연하다고 생각해 7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서 1위를 할 줄도 몰랐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배구도사' 석진욱이 은퇴하고 '영원한 리베로' 여오현이 라이벌 팀인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설상가상 시즌 도중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삼성화재가 자랑하는 조직력에 구멍이 생겼다.
신 감독은 삼성화재의 시즌 중반까지를 진퇴양난(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음)이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을 믿었다. 강압적인 훈련보다는 자율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끔 도왔다. 그러자 '불안감'은 점점 '믿음'으로 변모했다. 신 감독의 '진퇴양난'은 시즌 중반 이후 '신한불란'으로 바뀌었다.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삼성화재의 7시즌 연속 우승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프로야구의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2011년부터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고, 여자 프로배구의 IBK기업은행이 올 시즌 챔프전에 올라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고 있지만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7년간 정상을 지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삼성화재는 이번 우승으로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일구며 통산 8번째 정상을 차지했다. 바야흐로 삼성화재의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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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