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고희진,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4.03 21: 37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
대전 삼성화재가 전통의 라이벌 천안 현대캐피탈을 완파하고 7연패(통산 8번째 우승)와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3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원정 경기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또 통산 8번째 우승과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도 일궈냈다.
삼성화재의 레오는 30점(공격성공률 62.22%)을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고, 이선규(8점)와 박철우(7점)도 승부처서 알토란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19점(공격성공률 70.83%)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생애 첫 챔프전서 우승을 내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발목 부상을 안고 뛴 아가메즈는 14점(공격성공률 5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안방에서 현대캐피탈의 씁쓸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삼성화재의 주장 고희진은 경기 후 인터뷰서 "신문에서 봤는데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는 말이 있더라. 내가 최고가 아니면 레오가 우리를 위해 뛰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는 남자 프로농구 전창진 KT 감독의 지론이다.
고희진은 "그것이 곧 희생, 헌신, 배려다. 어떻게든 레오를 좋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세계 그 어느 팀도 우리만큼 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고 최고의 선수를 위한 남다른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한편 3세트서 천금같은 블로킹 2개로 우승의 쐐기를 박은 박철우는 "끝나는 상황에 상대 공격수를 블로킹으로 잡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가 봐도 팀이 이기고 포인트를 내려면 내게 공을 주는 것보다 레오에게 주는 게 더 낫다"면서 공격에서의 욕심을 내려놓은 이유를 밝혔다.
안정된 토스로 레오의 고공 행진을 이끈 세터 유광우도 "큰 경기 같은 경우 확실한 루트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하는 게 맞다. 남은 국내 선수들은 해줘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면서 "프로는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레오에게 공을 많이 보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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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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