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시대’가 격정적이면서도 쫄깃한 내용으로 남심을 사로잡고 여심 역시 흔들었다.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은 신정태(김현중 분)의 투혼과 성장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회 방송에서 정태는 복수의 칼날을 갈던 상대 설두성(최일화 분)에게 당당히 승리하며 방상통 사람들에게는 중일 전쟁이 일어나도 안전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정태는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황방과의 대결에 나섰고, 오랜 기간 쌓은 그의 싸움 실력은 그의 카리스마를 더욱 빛나게 했다. 정의와 의리가 넘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감격시대’는 ‘투신’으로 거듭나는 정태의 모습을 그리는 데에 집중하기는 했지만 감성적인 로맨스 전개 역시 놓치지 않았다. 김옥련(진세연 분)과의 사랑을 거듭 확인하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 정태의 눈빛에는 언제나 흔들림이 없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옥련의 죽음을 업은 슬픈 언약식으로 마무리 됐지만, 이는 불 타오르는 정태의 마음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돼 그의 칼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감격시대’는 방송 초반에 ‘남자들의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남성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SBS ‘별에서 온 그대’, MBC ‘미스코리아’ 등 수목극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여심을 자극하던 때 ‘감격시대’는 예상치 못한 시대극과 액션 신으로 목 말랐던 남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언뜻 단순한 액션극으로 편향된 듯 보였던 ‘감격시대’는 김현중의 연기 도약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남녀노소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시청률에서도 ‘별에서 온 그대’ 후속 ‘쓰리데이즈’와 ‘미스코리아’ 후속 ‘앙큼한 돌싱녀’를 재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배우의 내공과 내용의 참신함이 남심을 넘어 여심도 자극한 것.
최근 지상파 3사의 드라마들은 사극, 추리극,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감격시대’는 홀로 뚜렷한 액션의 길을 걸으며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인기 장르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생소하지 않은 스토리로 승부한 ‘감격시대’의 전략, 또는 개성이 빛났다.
한편 ‘감격시대’는 방송 초반 작가 교체로 화제가 되기도 했고, 최근 공개된 출연료와 제작비 미지급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종영 후에도 방송 외적으로는 당분간 물음표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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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