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
7연패(통산 8번째 우승)와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달성한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주장 고희진(34)은 "언젠가 신문에서 본 말"이라며 이 한 문장으로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삼성화재는 3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원정 경기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챔프전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또 통산 8번째 우승과 함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도 일궈냈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역시 레오였다. 레오는 이날 30점(공격성공률 62.22%)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공격 점유율은 70.31%에 달했다. 삼성화재의 천하가 계속되면서 '몰빵배구'라는 비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고희진은 이 한 마디로 '몰빵배구'에 대한 비판에 답했다. "신문에서 봤는데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는 말이 있더라. 내가 최고가 아니면 레오가 우리를 위해 뛰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이 곧 희생, 헌신, 배려다. 어떻게든 레오를 좋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면에서는 세계 그 어느 팀도 우리만큼 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공격수인 박철우 역시 "누가 봐도 팀이 이기고 포인트를 내려면 내게 공을 주는 것보다 레오에게 주는 게 더 낫다"며 레오를 북돋웠고, 세터 유광우도 "큰 경기 같은 경우 확실한 루트가 있으면 그것을 사용하는 게 맞다. 남은 국내 선수들은 해줘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면서 "프로는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고희진이 이날 이야기한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가 나를 위해 뛰게 하라"는 말은 프로농구 부산kt의 전창진 감독의 지론이다. 확실하게 득점할 수 있는 선수에게 힘을 북돋워준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팀이 이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점을 찾는다. 그것이 곧 삼성화재의 시스템 배구이자 그들이 말하는 희생과 헌신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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