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어 윤석민! 넥센과 트레이드가 두렵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4.04 06: 34

윤석민(29, 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3일까지 치른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통해 자신을 보낸 친정팀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두산은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윤석민에게 통한의 역전 만루홈런을 얻어맞은 것은 물론 위닝 시리즈를 놓고 겨룬 3번째 경기에서도 김민성을 거르고 윤석민을 상대하다 또 결승타를 헌납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윤석민 또한 넥센의 트레이드 성공사례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거포 유망주와 목동구장의 만남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넥센으로 와서 홈런왕이 된 리그 대표 슬러거 박병호다.
박병호는 김시진 감독 시대가 남긴 최고의 유산이다. 2011 시즌 도중 송신영과 김성현을 내준 넥센이 심수창과 함께 받은 박병호는 2012년부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대형 외국인 선수들의 도전에도 박병호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LG의 1차지명을 받은 거포 유망주였지만,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병호의 야구인생은 넥센에 와서 활짝 열렸다.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믿음 속에 자신감을 찾은 박병호는 잠실에 비해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목동구장의 덕도 보며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발돋움했다.
박병호보다 앞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민성도 트레이드 성공작 중 하나다. 황재균의 반대급부로 김수화와 함께 넥센으로 온 김민성은 트레이드 직후만 하더라도 황재균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뒤질 것이 없다. 지난해부터 장타력까지 갖추기 시작한 김민성은 이제 황재균 이상으로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승선 확률이 높아졌다.
이외에도 이성열, 서동욱, 송신영 등 트레이드 후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선수들은 많다. 특히 송신영에게 다시 넥센 유니폼을 입힌 NC와의 트레이드는 넥센에게 큰 출혈이 아니었다. 넥센은 지석훈, 이창섭, 박정준을 내줬지만 송신영이 3명의 합에 크게 뒤지지 않는 역투를 펼쳐줬다. 또한 송신영과 함께 온 신재영이 앞으로 어떻게 넥센에 도움을 줄지 알 수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 합류한 윤석민의 맹타로 인해 넥센의 혜안은 또 주목받고 있다. 장민석을 내주고 윤석민을 얻은 넥센은 최근 두산과의 목동 3연전 중 2경기에서 윤석민의 결승타 2방으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 윤석민은 만루홈런 포함 3경기에서 6타점을 쓸어담았다.
염경엽 감독이 넥센에 버티고 있어 넥센과의 트레이드는 더 두렵다. 염 감독은 선수를 데려오기 전부터 용도를 분명히 하고 선수와 솔직하게 의사소통을 한 뒤 정확히 역할을 정해준다. 트레이드로 왔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막연한 각오만 있을지 모를 선수에게 명확한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염 감독의 철학이다. 윤석민 또한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탄생한 성공사례다.
넥센발 공포는 아직 끝이 아니다. 트레이드 형태는 아니지만, 넥센은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강지광이라는 선물상자를 아직 뜯지 않았다. 앞으로는 거포 유망주를 지닌 모든 팀들이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꺼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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