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맨’ 김재호, KIA 만나 웃을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4.04 06: 19

늘 그렇듯 웃고는 있지만, 사실 김재호(29, 두산 베어스)는 웃기 힘들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1경기에서 타율 .315로 좋았지만, 올해는 출발이 좋지 않다. 김현수도 3경기까지 안타가 없었지만, 김현수는 4번째 경기였던 2일 목동 넥센전에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누가 먼저 안타를 치는지 김현수와 5만원 내기를 했던 김재호는 그대로 5만원을 넘겨줬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재호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김재호는 “잔부상이 계속 있었는데, 그래서 신경이 쓰여 투수와 싸우지 못했던 것 같다”고 타격 부진에 빠진 지난 경기들을 돌아봤다.

그래도 5경기에서 볼넷 3개와 2타점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하자 “그건 운이 좋았던 거다. 투수들이 볼을 많이 던져서 그렇게 된 것 같다. 타격 내용은 나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3일 경기에서도 김재호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쳐 다시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마지막 타석이 된 6회초에는 1사 1루였음에도 희생번트를 댔다.
사실 10타수 무안타는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주전인 경우 2경기를 4타수 무안타로 끝내면 금방 10타수 무안타에 가까워진다. 김재호의 경우 이러한 부진이 개막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김재호도 조급하지는 않다. 김재호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고, 1~2경기 몰아치면 타율은 올라갈 수 있다”며 담담한 자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장타를 많이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맞히는 능력은 인정받았기에 지금의 타율에 지나치게 사로잡힐 필요는 분명 없다.
유격수라는 포지션 특성 상 팀이 김재호에게 거는 기대는 공격보다 수비에 있다. 다행히 김재호는 본업인 수비에서는 실책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만큼은 김재호가 국내 최고의 유격수라고 했던 송일수 감독의 말은 헛되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0타수 무안타의 타격 침묵도 언젠가는 깨지게 마련이다. 이제 그 침묵을 깨는 일만 남았다.
4일부터 있을 KIA와의 잠실 3연전에서 두산은 상대 에이스인 데니스 홀튼을 만난다. 에이스와의 맞대결은 부담이지만, 3연전의 첫 경기인 만큼 다시 개막전이라는 생각으로 홈에서 편하게 경기에 임한다면 의외로 첫 타석부터 쉽게 풀릴지도 모를 일이다. 김재호가 KIA를 맞아 활짝 웃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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