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외국인선수, 더 늘리는 건 어떤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04 07: 28

"외국인선수가 더 들어와서 재미있어졌잖아".
프로야구에 외국인 타자 공습 경보가 떴다. 너나 할 것 없이 외국인 타자들이 시즌 초반부터 적응기를 무색케 하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홈런과 득점이 증가하고,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르는 승부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한화 김응룡(73) 감독도 흐뭇한 표정이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몇 년간 줄곧 외국인선수 보유 확대를 주장했다. "팬들은 질 낮은 경기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고 싶어한다. 우리도 일본처럼 육성형 선수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었다. 결국 KBO는 올해부터 외국인선수 보유를 2명에서 3명으로 확대했다.

개막 5경기에서 홈런 4개를 터뜨린 LG 조쉬 벨을 비롯해 KIA 브렛 필(3개) SK 루크 스캇(2개)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2개) 두산 호르헤 칸투(2개) NC 에릭 테임즈(1개) 등이 홈런을 신고했다. 홈런은 없지만 7안타 5타점을 폭발시킨 한화 펠릭스 피에도 인상적이다. 확실히 야구 보는 재미가 늘었다.
김응룡 감독은 "외국인선수들이 더 들어와서 야구가 재미있어지지 않았냐"며 "원래 일본에서도 외국인선수는 2명이었다. 하지만 2~3점만 내고 지키는 야구를 하다 보니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 외국인선수가 1명씩 늘어 4~5점 이상 되는 경기를 하니까 재미있어졌다. 그래서 지금 1군 4명 출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군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선수는 4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보유 숫자는 무제한이다. 그래서 육성형 선수로 싼값에 가능성 있는 선수를 2군에서부터 장기적으로 키워 쓰기도 한다. 김 감독은 "일본도 지금 외국인선수를 1명 더 늘리고 싶어하는데 우리도 외국인선수를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제안했다.
김 감독은 "좋은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면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무서운 노조가 있어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국내 선수들의 설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프로야구선수협회를 겨냥한 것이다. 선수협회는 최근 1군 엔트리 1명 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고 혀를 찼다.
프로야구는 내년부터 1군에서 10개 구단이 경쟁한다. 전체적인 선수층이 점점 얕아지고 있고, 한 때 수준이하 경기력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 대안이 외국인선수 확대가 될 수 있다. 경기력은 흥행과 직결돼 있는 문제이고, 수준 높은 야구로 팬들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김 감독은 "프로는 실업자 구제소가 아니다"며 프로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