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도 좋다" 김회성, 마음 비우니 잠재력 폭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04 13: 00

비움이 깨우침을 안겼다. 한화 3루수 김회성(29)의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김회성은 지난 2일 대전 삼성전에서 3-3 동점이 된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배영수를 상대로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군제대 복귀 첫 안타를 결승 홈런으로 장식한 순간. 지난 2011년 8월25일 청주 삼성전 이후 2년7개월7일 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복귀 홈런은 막혀있던 김회성의 혈을 뚫었다. 그는 7회 다음 타석에서도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멀티 히트를 완성했고, 3루 수비에서도 8회 박석민의 라인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를 건져내 아웃시켰다. 김응룡 감독이 지난해부터 기대해온 김회성의 모습이었다.

김회성은 롯데와 사직 개막 2연전에서 부진을 거듭했다. 개막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튿날에도 첫 타석에서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자 이대수와 교체돼 벤치를 지켜야 했다. 삼성과 홈 개막전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결장했다. 그에게는 뭔가 계기가 필요했다.
김회성은 "개막 연전에서 부진한 것은 너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응룡 감독에게 큰 기대를 받은 그는 시범경기에서도 홈런 두 방으로 존재감을 뽐냈지만 1군 경험이 많지 않았다. 이대수라는 3루 경쟁자의 존재도 그로 하여금 초조하게 했다.
개막전에서 점프 태그로 3루 주자를 아웃시키기도 한 김회성은 "죽기 살기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코치님들께서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 삼진을 당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삼진을 당할 때 당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내 스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작은 변화가 있었다. 상대 배터리는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김회성에게 몸쪽 승부와 변화구로 공략했고, 마음이 급한 김회성이 쉽게 말려들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선발 라인업에 들어온 김회성은 첫 타석부터 삼진을 당했지만 다음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낸 뒤 홈런과 안타를 폭발시켰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다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스윙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김응룡 감독은 "(개막 2연전에) 부진하길래 김회성을 쓸까 말까 고민했다"면서도 "잘 하는 선수"라는 말로 흘러나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회성은 "우리팀 타선은 강하다. 하위 타선만 힘을 내면 정말 좋아질 것이다. 나도 힘을 보태고 싶다"며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이대수가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한화의 3루는 당분간 김회성으로 고정이다. 김응룡 감독이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마음을 비운 김회성의 잠재력이 이제 폭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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