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32)이 부상당한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오승환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전에서 팀이 7-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비록 세이브를 기록하지 못했고 일본 무대 첫 실점을 허용했으나 팀의 3점차 승리를 지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오승환의 실점이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보였다. 바로 오승환의 모자에 새겨진 숫자 '7'. 사실 이날 오승환은 오승환은 경기 후 심판진에게 주의를 받았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요미우리전에서 수비 도중 외야수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쇄골, 갈비뼈,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니시오카의 쾌유를 비는 의미로 그의 등번호를 모자에 새겼다. 그러나 일본은 선수들이 모자에 글자나 숫자를 새기는 것, 목걸이를 유니폼 밖으로 내어 착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오승환의 동료를 생각한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대부분의 신문들이 이날 시즌 첫 승을 거둔 선발 노미보다 오승환의 이야기를 크게 다뤘다. 한국에서는 부상당한 동료의 등번호를 모자에 새기는 일이 흔한 일이었고 오승환도 자주 해오던 일이었으나 새 팀에서 아직 함께 한지 얼마 안된 니시오카를 위해 모자에 번호를 새긴 것은 외국인 선수로서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는 4일 "돌부처에게는 따뜻한 심장이 있었다"면서 "오승환이 '니시오카의 몫까지 싸우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그런 마음'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는 "오승환은 실점하는 등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그의 동료 니시오카가 돌아올 때쯤 오승환은 일본 무대에 100% 적응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승환은 아직 한신에 스프링캠프부터 공식적으로 합류한지 2달이 조금 넘었을 뿐이고 시즌에는 2경기 등판했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에 있을 때와 똑같이 동료를 위하는 마음은 일본에서도 통했다. 오승환이 새긴 숫자 '7'은 일본 언론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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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