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리즈 우승을 위해 이대호를 영입했고 4번 타자로 기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금 만큼 해준다면 우승은 틀림 없다".
후지이 야쓰오 소프트뱅크 호크스 타격 코치에게 '빅보이' 이대호(32) 영입 효과를 묻자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OSEN과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후지이 코치는 "이대호는 득점 찬스에 아주 강하고 승부 근성이 뛰어난 타자"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어 그는 "지난해 확실한 4번 타자가 없었는데 이대호가 가세한 뒤 3번 우치카와 세이치와 5번 하세가와 유야가 굉장히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했다.

그렇다면 이대호가 소프트뱅크 타선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후지이 코치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개막 3연전에서도 봤듯이 이대호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더라도 4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3번 우치카와 세이치와 5번 하세가와 유야의 존재감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치카와는 지바 롯데와의 3연전서 타율 6할6푼7리(12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세가와 또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5타점 2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개막 3연전 타율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과시한 이대호는 "주위에 뛰어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찬스 연결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일까. 후지이 코치는 우치카와 세이치-이대호-하세가와 유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대해 "리그 최강"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인 야후 오크돔의 펜스 높이는 5.85m로 일본 구장 가운데 가장 높다. 지금껏 이대호가 뛰었던 사직구장(4.8m)과 교세라 돔(4.2m)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대호의 장타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 이에 후지이 코치는 "4번 타자에게 홈런을 강조하는 게 홈런이 전부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대호는 4번 타자로서 타점 생산 능력과 팀 배팅과 주자를 진루시키는 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주자 3루 상황에서 외야 플라이를 때릴 수 있는 타자다. 그렇기에 홈런이 중요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가 30홈런 이상 기록하지 못해도 타점 생산, 득점권 타율 등 다른 부분에서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는 게 후지이 코치의 설명이다.
이대호는 현재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중이다. 이에 대해 후지이 코치는 "현재로선 이대호가 지명 타자로 출장하는 게 최상의 선택"이라며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에서는 지명 타자 제도가 없기 때문에 교류전이 시작될 무렵 1루 수비를 소화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2011년 일본 무대를 제패했던 소프트뱅크는 3년 만의 정상 등극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 시리즈 우승을 위해 이대호를 영입했고 4번 타자로 기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금 만큼 해준다면 우승은 틀림 없다". 후지이 코치의 목소리에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언제나 우승에 목말랐던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에서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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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