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32)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첫 실점 했다. 그러나 얻은 것은 있다.
오승환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전에서 팀이 7-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점차 상황에서 등판해 세이브는 거두지 않았다. 팀은 이날도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하면서 7-4로 승리, 전날(2일) 15-0 완승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첫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일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구속은 153km까지 나왔으나 이날 투구수 32개를 기록하며 투구수가 너무 많다는 우려를 샀다. 평론가는 "지금처럼 던지면 금방 타자들에게 공략당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3일 오승환은 실점했지만 이전 등판에 비해 타자들의 커트를 피하며 효율적인 피칭을 펼쳤다. 지난 등판에서 32개의 공 중 20개를 커트당했던 오승환은 이날 똑같이 4명의 타자를 상대해 24개의 공을 던졌고 커트는 8개를 당했다. 안타를 맞은 2개의 공은 137km 슬라이더, 147km 직구였는데 둘다 가운데로 깨끗이 들어간 실투였다.
오승환은 이날도 타자들마다 한 개씩의 슬라이더를 던졌을 뿐 20개는 직구로 던졌다. 첫 등판에서 "두 가지 구종만 가지고는 일본 타자들에게 커트당하기 쉽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지만 직구 위주의 승부는 계속됐다. 오승환은 실투를 줄인다면 그의 직구 만으로도 점차 효율적으로 일본 타자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실투를 줄이는 것이 그 전에 우선돼야 할 과제다.
이날 오승환은 4점차에 등판했다. 그는 경기 후 "사실은 가장 조심해야 할 점수차"라고 복기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도 없는 점수. 오승환은 "항상 더 잘해야 된 다는 걸 알면서도 마운드에서 나도 모르게 터프한 상황과는 다른 것 같다. 이럴 때일 수록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아쉽다"고 등판 상황을 되돌아봤다. 집중력이 떨어진 것에 대한 후회였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로 한신 유니폼을 입었으나 언제나 그가 말하는 것처럼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 팀이 이기게끔 승리를 지키는 것이 그의 역할이기 때문. 오승환은 일본 무대 두 번째 등판에서 긴장감와 가능성을 동시에 얻었다. 일본 언론들도 "아직 100% 실력은 아니"라며 오승환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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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