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착했지만 죽어있던 목요일 심야 시간대를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MBC 특유의 공익성이 강했던 예능 프로그램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이하 ‘집으로’)가 아쉬운 막을 내렸다.
‘집으로’는 지난 3일 13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본래 13회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2010년, 숱한 화제를 모았던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 출연했던 아마존 와우라 족 소녀 야물루의 가족과 배우 최수종-하희라 가족이 아마존과 한국을 오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생활기를 그려낸 프로그램이다.
지난 3일 마지막 방송에서는 한국에서 3주간의 시간을 보냈던 야물루 가족과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이별 장면이 담겼다. 아마존과 한국을 오가며 그간 많은 정이 들었던 이들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별 이후 야물루 가족은 집으로 돌아가 ‘수-희라’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시간을 보냈다. 아직 10대 청소년인 야물루와 제토는 한국에 다녀온 후 “꿈이 생겼다”며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 한국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이들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인이 됐다.
방송 중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미 방영분도 공개됐다. 최수종과 하희라가 공항에서 국제 미아가 될 번한 사연부터 “도시에 가보고 싶다”던 ‘아마존의 눈물’에 출연했던 소녀 야물루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제작진들의 노력, 아마존에서도 변함이 없었던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사이좋은 모습이 전파를 탔다.
순수한 아마존 원주민 가족과 한국 연예인 부부의 소통과 교감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편안한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그럼에도 리얼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에 익숙한 요즘 시청자들에게 비예능인 출연자들의 한없이 착한 모습이 익숙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집으로'가 기록한 평균 시청률은 4~5% 정도.
그간 MBC의 목요일 심야 시간대는 '황금어장-무릎팍도사'가 종영한 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스토리쇼 화수분', '어서오세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졌지만, 타 방송사와 시청률 경쟁에서는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집으로' 역시 색다른 시도였다. 다큐멘터리 속에 등장했던 아마존 원주민 부족을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친근한 형식에 끌어들였다. 두 가족 사이에 피어나는 순수한 우정이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좀 더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집으로'의 후속 프로그램으로는 MBC에서 준비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방송된다. 오는 10일에는 컬투가 진행하는 타임슬립 토크쇼 '컬투의 어처구니'가 방송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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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