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시장에서 속편 제작 관행은 활발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시도들이 계속 행해지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의 속편이 제작된다는 사실은 영화팬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2001년 개봉 당시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이끌며 전지현, 차태현을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이 작품은 국내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엽기적인 그녀2'는 한중합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배우 차태현과 걸그룹 에프엑스 빅토리아 측이 긍정 검토 중인 상태. 두 사람의 출연이 성사된다면,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1'에 이은 두 번째 출연이며 빅토리아는 '엽기적인 그녀2'로 스크린에 데뷔하게 된다.

'두사부일체'의 속편 제작 소식도 지난 해 영화계에서 주목받았다. '두사부 비긴즈'는 영화계 한 획을 그었던 '두사부일체'(2005년) 시리즈 작품으로 '투사부일체’(2005년)', '상사부일체'(2007)년에 이은 것이다. 시리즈 최초로 과거의 이야기를 담는 프리퀄 형식이다. 그래서 타이틀라는 부제가 붙여졌다. 배우 이장우와 손호준이 물망에 오른 바 있다.
지난 해 2월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신세계'의 속편 가능성도 열려 있다. 2편은 전편의 프리퀄로, 이자성(이정재)이 강과장(최민식)의 지시를 받아 폭력배 정청(황정민)을 국내 최대 범죄 조직의 2인자로 만드는 과거의 이야기를 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변동 사항이 없다면 주인공들이 그대로 출연할 예정이다.

2006년 1300만여명을 동원했던 한국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괴물'의 속편은 지난 2010년 테스트 영상까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시나리오 기획 단계에서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지는 않을 전망.
'친구2'가 지난 해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했고, 올 하반기 등장할 탑(빅뱅) 주연 '타짜2'는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전작 '타짜'(2006)의 명성을 이어갈지가 관심사다.
그런가하면 '가문의 영광',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가문의 수난', '가문의 부활'까지 토탈 1,500만 여명의 흥행 신화를 이룬 가문시리즈는 한국 대표 코미디이자 최초의 코미디 프랜차이즈 영화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전편의 이야기를 그대로 잇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젠 흥행에 성공한 영화인 경우, 프리퀄 형식 속편 제작 움직임도 있다. 아무래도 외국 영화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라면서 "할리우드 영화보다 속편 제작 현실이 열악한 건 사실이지만, 단순히 전편의 인기에 편승하지 않는 깊이 있는 고민과 목표가 제대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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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부일체', '신세계' 포스터(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