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처럼 브라운관 휩쓴 신스틸러, 누가 있나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4.04 09: 20

브라운관에서 신스틸러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짧은 등장에도 강력한 파급력을 낳는 배우들을 일컫는 이 말이 평일 미니시리즈에서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강성진, 오태경이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 -14일'을 통해 신스틸러로 막강한 활약상을 보였다.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는 장동직이 비밀을 간직한 리철규 소좌로 등장했으며,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는 배우 진이한이 모습을 보일 때마다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들은 주연급 배우들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 연기력, 잔상으로 여운을 남겼다. 
강성진은 '신의 선물'에 연쇄살인마 차봉섭으로 출연했다. 낮에는 장애인학교 교사로, 밤에는 부녀자 연쇄 살인자로 살아가던 봉섭은 완전범죄를 꿈꾸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으로 오싹함을 자아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은 봉섭은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의 부모를 추적 후 살해, 복수를 기도했다.

강성진은 피를 무서워하지 않는 살인마로 분해 소름 돋는 눈빛연기를 펼쳤다. 경찰조사를 받아 흐리게 번지는 미소는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는 오태경도 마찬가지.
오태경은 '신의 선물'에서 김수현(이보영 분)의 딸을 납치할 것으로 의심되는 두번째 용의자 장문수로 등장했다. 그는 자신의 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당한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욕구를 진정시키고 살아왔던 그는,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바로 소아기호증 환자였던 것. 마음씨 좋은 문구점 아저씨로 살던 문수의 반전은 충격에 가까웠다. 
장동직은 '쓰리데이즈'에서 제2의 양진리 사건의 발발 가능성을 암시하는 인물이자, 16년 전 양진리 사건을 증언할 유일한 증인으로 극에 자리했다. 대사가 없는 대신 장동직은 눈빛, 표정만으로 위기감을 드러내야 했다.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진실을 밝히고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정의감이 그 안에 공존했다.
비록 암살을 당했으나 아직 장동직의 역할을 끝나지 않았다. 그는 박하선을 통해 제2의 양진리 사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진이한은 '기황후'에서 대승상 백안(김영호 분)의 책사인 탈탈을 연기하고 있다. 냉철한 판단력과 카리스마가 매력적. 그는 근엄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수려한 외모와 감미로운 목소리는 덤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방송가 관계자는 "신스틸러는 연기가 받침이 되는 배우들이어야 한다. 보는 이들의 집중도를 떨어트리지 않아야 한다는 숙제를 갖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출연의 형태가 많은데, 이런 경우 시청자 입장에서는 예기치 않았던 인물의 등장에 보는 재미가 생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많은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장치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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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물', '쓰리데이즈',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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