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3연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벗었다. 이에 첫 등판을 앞둔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의 어깨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이제 거액의 몸값을 증명하는 일이 남았다.
뉴욕 양키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4-2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로 나선 이반 노바가 5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의 기틀을 놨고 타선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최약체 중 하나인 휴스턴을 상대로 ‘개막전 싹쓸이 패배’의 위협에 시달리던 양키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셈이 됐다.
이제 양키스는 또 한 번의 원정을 준비한다. 5일부터 토론토 원정에 대비한다. 휴스턴과 마찬가지로 토론토 역시 양키스보다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양키스는 거액을 주고 영입한 제이코비 엘스버리 등 타선이 전체적으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할 다나카의 투구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다나카의 난조는 곧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지난 겨울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의 거액 계약을 체결하고 MLB 최고 명문팀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다나카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를 키워왔다. 아직은 더 적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범경기 5경기(선발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한 것은 좋은 활약의 신호탄이라는 시선도 있다. 내용도 좋았다. 21이닝에서 탈삼진은 무려 26개였던 반면 피안타율은 1할9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6에 불과했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최하위 전력을 손꼽힌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이기에 그렇다. 다른 지구라면 더 좋은 성적을 노려볼 만하다. 마운드가 강한 팀은 아니지만 카브레라, 바티스타, 엔카나시온, 린드 등 수준급 타자들이 요소요소 버티고 있다. 바티스타는 탬파베이와의 개막 4연전에서 2개의 홈런을 쳤고 린드는 3타점을 기록했다. 카브레라는 4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신고했다. 엔카나시온(.063)의 부진이 눈에 들어오지만 무시할 수 없는 타자임에는 분명하다.
돔구장의 특성상 타구가 멀리 뻗는 특징도 있어 다나카로서는 장타 주의보가 발동됐다. 다나카의 직구 구속은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다. 결국 제구가 안 된다면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제구력과 스플리터의 위력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면 전반적으로 컨택 능력이 그렇게 좋지 않은 토론토를 상대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양키스는 다나카의 부담을 덜어주고 최대한 많은 휴식일을 주기 위해 4선발로 시즌을 시작하게 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나카가 그 믿음에 보답하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는 5일 오전 8시 7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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