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출발이 썩 좋지 못한 두 중심타자의 방망이에 3연전 결과가 달렸다. 기세를 이어가려는 SK와 한화가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최정(27, SK)과 김태균(32, 한화)의 침묵이 끝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개막 이후 3승2패를 기록한 SK는 주중 LG와의 3연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이 기세를 이어나가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선발 로테이션도 좋다. 개막 2연전에서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김광현과 로스 울프가 연달아 출격하고 마지막 날에는 또 하나의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가 대기한다.
이에 맞서는 한화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FA 듀오인 정근우 이용규 효과가 타선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의 맹활약도 돋보인다. 한화의 개막 후 4경기 타율은 2할8푼9리로 전체 3위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 조짐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두 팀에서도 웃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다. 팀 내 간판 타자라고 할 수 있는 최정과 김태균이 그 주인공이다. 최정은 5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타율 2할5푼, 1타점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타점도 희생플라이로 기록한 것이었다. 득점권 타율은 ‘0’였다. 김태균은 더 심각했다. 타율이 1할8푼8리에 불과했다. 역시 홈런은 없다. 기회에서 부진한 모습도 보여줬다. 요약하면 지금까지의 모습은 두 선수답지 않았다.
최정은 시즌 초반 감기몸살이 있었다.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컨디션이 제 정상은 아니었다. 김태균도 부담감 탓인지 몸이 무거웠다. 실제 김응룡 감독은 “김태균이 많이 부진하다. 쉬게 해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3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하루의 휴식일을 벌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곧 살아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기본적인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인 까닭이다. 한 번의 계기가 중요한 이유다. 최정의 타격 컨디션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몸쪽 공에 대처하는 방망이의 리듬이 점차 경쾌해지고 있다. 김태균은 3일 휴식을 취했다. 경기 전 가장 먼저 타격 연습을 할 정도로 부진 탈출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도 강하다.
두 선수의 활약 여부는 이번 3연전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은 초반 마운드보다는 타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두 팀의 팀 타율은 모두 2할8푼이 넘는다. 한화는 6개, SK는 5개의 홈런을 쳐내 만만치 않은 장타력도 과시했다. 결국 그 뇌관의 핵심인 두 선수가 살아난다면 더 강한 타격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어느 쪽 뇌관이 먼저 터질까. 3연전 최대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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