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사투리 vs 조승우 사투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4.04 18: 17

안방극장의 사투리 열전이다. 큰 사랑을 받은 tvN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최근에 가장 컸다. 극 중 정우, 고아라, 손호준 등의 맛깔스런 사투리 연기는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제 사투리는 배우에게는 어느 정도 필수 과목(?)이 된 듯 하다. 다만 사투리가 연기력의 하나의 지표가 되는 것은 위험한 모습이다.
'응답하라 1994'가 끝나고 최근 안방에서 가장 사투리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는 유동근과 조승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 속 유동근은 사투리를 구사하는 캐릭터 연기로 파격을 안겨줬다.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이성계라니. 너무나 뻔할 것 같았던 캐릭터를 단숨에 가장 신선한 인물로 만들어버렸다.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역사적 인물 이성계를 안방극장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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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월 첫 방송에서부터 사투리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첫 방송에서 그의 오른팔이자 의형제인 이지란(선동혁 분)에게 자신이 꾼 꿈 얘길 들려주며 "집이 무너졌는데 내래 그 안서 서까래 세 개를 등에 디고 나왔어. 이거이 무슨 뜻 갑네?"라며 훗날 왕이 될 자신의 운명을 암시하는 이야기를 했다. 이후 그의 사투리 연기는 이 드라마의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을 정도다.
 
한 50대 여성 시청자는 "함경도 사투리로 이성계를 연기한 배우가 없지 않았나. 새롭고 신선한 것에 더해 실제 고증에 힘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성계가 저렇게 사투리를 그렇게 쓰지 않았겠나. 또 유동근을 연기자로서 다시 봤다"라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조승우는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전직 경찰이자 흥신소 직원 기동찬으로 분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서울출신인 조승우는 전 출연작인 영화 '퍼펙트게임'에서도 투수 최동원 역을 맡아 부산사투리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는 전라도 사투리에 도전했다.
기동찬은 김수현(이보영)과 함께 극중 샛별을 의문사 시킨 범인을 잡기위해 2주전으로 타임워프 돼 고군분투중인 인물. 사투리는 치밀한 수사력과 일면 대비되는 기동찬의 껄렁껄렁한 성격을 표현하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가 사투리라는 옷을 입어 보다 확실해진다. 무겁도 다소 어두운 드라마 속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초반에는 왜 굳이 사투리를 쓸까, 란 의문과 함께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든다는 평이 많다.
캐릭터의 성향을 보다 확실히 드러내고 때로는 배우의 재발견까지 이뤄내는 사투리 연기이지만 연기력의 한 잣대가 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투리 연기가 하나의 유행처럼 된 면도 있지만, 설득력 없는 사투리 연기는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정도전', '신의 선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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