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서 역전시켜 분위기 끌고 온 이숙자가 수훈선수다."
GS칼텍스가 4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7-25, 25-21, 22-25, 29-27)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베띠는 지난 4차전에서 세운 역대 남녀부 통산 챔피언결정전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챔피언결정전 최종 전적 3승 2패로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는 2007-2008시즌 우승 이후 6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2008-2009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 무릎을 꿇은 바 있기에 기쁨은 더 컸다.

이선구 감독은 "여자팀 맡아서 우승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낀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규리그 당시 IBK기업은행에 상대전적 1승 5패로 열세에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 소감에 대해 "객관적으로 우리가 우승할 확률이 적다고 평가하신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고참 선수들이 지난 시즌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준 것에 대해 이번에 꼭 설욕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선수들을 칭찬하며 "5차전까지 가면 체력이 떨어져서 안될 거라며 토토도 (IBK기업은행 승이)80%가 넘더라. GS칼텍스에 믿음을 가져주신 분들에게 축하드린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시즌 내내 입버릇처럼 선수들의 여전사 기질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했던 이 감독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선수들이 사랑스럽게 극복해주고 견뎌줘서 무너지지 않고 우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마지막에 한국 아줌마들이 세계에서 가장 세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수훈선수로는 "4차전에서 모든 선수가 잘해줬지만 이숙자가 교체로 들어가서 역전시켜 분위기를 끌고 왔다. 5차전까지 오게 만든 이숙자라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하지만 이 감독은 승부처가 된 이숙자의 기용은 모험이었다고 털어놨다.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해 기용했는데 초반에 정대영과 안맞아서 실수했을 때 (바꿀까)망설였다. 거기서 조금 참고 기다려줬더니 다음부터는 속공 이용해서 상대 수비나 블로킹 흔들 수 있었다. 그것이 4차전 승리 요인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베띠는 남들보다 승부근성이 강한 선수"라고 또 한 명의 수훈선수 베띠를 칭찬한 이 감독은 "지난 시즌 복귀했을 때도 (2008-2009시즌)준우승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한국 오면 우승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상도 있었고, 우리가 실력이 없었는지 2등을 했다. 하지만 올해 우승을 해줬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기량을 향상시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서 위명을 날렸으면 좋겠다"고 흐뭇한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이 우승에 내건 공약은 금연이다. 이름난 골초이자 애주가인 이 감독이지만 팀의 우승에 자신의 기호를 걸었다. 이 감독의 건강을 걱정하는 선수들이 금연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는 우승을 목표로 금주 약속까지 했다. 그리고 정말 우승을 이뤄냈다. 이 감독은 "선수와 약속한 것이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참 힘든 일이 남았다"며 웃고는 "하지만 술은 오늘부터 마시겠다"고 선언해 웃음바다를 만든 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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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