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cm 놀란 라이언'.
지난해 일본 언론이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어린 투수에게 붙여준 애칭이다. 놀란 라이언의 투구폼을 닮은 특이한 동작으로 눈길을 끈 오가와 야스히로(24)는 지난해 투구폼 뿐만 아니라 16승4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데뷔 첫해 센트럴리그 다승왕, 신인왕에 오르며 그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오가와가 올해도 야쿠르트를 먹여살리고 있다. 오가와는 4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을 7피안타 8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야쿠르트는 이날 승리로 2승3패를 기록했는데 2승을 모두 오가와가 거뒀다.

오가와의 장점은 다양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것. 오가와는 이날 최고구속 147km의 직구에 싱커,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을 섞어 던지며 한신 타자들의 배트를 헛돌게 했다. 특히 우타자 몸쪽 떨어지는 공에 한신 타자들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했다.
오가와는 이날 8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졌다. 8회 지치면서 구위가 떨어진 탓에 이날 무안타로 막던 고메스에게 첫 안타를 적시타로 허용했으나, 이전 타석까지 3안타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하던 머튼을 고메스 바로 뒤에서 병살 처리하며 더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투수는 키가 클 수록 영점이 높아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오가와처럼 타자들의 리듬을 빼앗으며 던지는 투수도 있다. 발을 높게 들었다가 다시 공중에 뻗은 뒤 던지는 특유의 투구폼도 그의 성공에 한 몫 하고 있다. 오가와는 작은 키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하는 자에게 길이 있다'는 말이 오가와에게 통하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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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