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 자체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상대 타선이 최근 좋은 감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쉬운 경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김광현(26, SK)은 개막전과 달라져 있었다. 달라진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김광현은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4개의 볼넷이 다소 아쉬웠지만 2피안타에서 볼 수 있듯이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2개의 안타도 모두 단타였다. 한편 자신이 만든 위기는 6개의 탈삼진으로 깔끔하게 식혀버렸다. 2011년 5월 3일 대전 경기 이후 첫 한화와의 만남에서 승리를 따냈다.
최고 구속 150㎞의 위력적인 직구를 던졌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했다. 자신감 있는 투구도 좋았다. 팀이 초반부터 넉넉한 리드를 만들어줘 마음가짐이 가벼운 것도 호투의 비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첫 등판이었던 30일 넥센전과 비교하면 직구 구속이 늘어난 것도, 슬라이더의 각이 좋아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져 있었다. 김광현은 당시 경기를 떠올리며 “첫 경기라 아무래도 선취점을 주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김광현은 “1회에 홈런을 맞고 던진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했다.
부담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던졌다. 결국 7이닝을 소화했다. 김광현은 “볼넷 4개를 준 것이 무엇보다 아쉽다. 점수차가 여유가 있어 투구수를 적게 하려고 했다. 3연전을 하는 동안 불펜 투수들이 무리를 해 그런 측면이 더 강했다”라면서 “앞으로 긴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 어깨 상태는 너무 좋다”고 밝게 웃었다. SK의 에이스가 힘찬 발걸음을 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