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27, SK)의 방망이에 서서히 불이 붙고 있다. 시즌 극초반 난조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느낌이다. 그런데 최정이 밝힌 비법이 재밌다. 흔히 ‘아리랑볼’이라고 말하는 느린 공 공략에서 해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최정은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 경기를 펼쳤다. 3개의 안타가 모두 단타였지만 질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집중력도 한결 좋아진 느낌을 줬다. 개막전 이후 최정을 괴롭히던 감기몸살에서 조금씩 빠져나온 요인도 있지만 최정은 특별한 타격 연습이 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최정은 4일 경기 후 그 비법(?)을 공개했다. 김경기 타격코치가 고안한 ‘느린 공’ 치기였다. SK는 배팅 연습 때 조를 두 개로 나눴다. 한 조는 정상적인 배팅볼, 한 조는 보통의 배팅볼보다 느린 공을 치는 조였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최정에게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최정은 이 훈련 이후 “공이 잡히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타자들이 맞지 않을 때는 아무래도 급해질 수밖에 없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이다. 그러다보면 좋은 타이밍에서 타격이 이뤄질 수 없다. 최정은 최근 자신에 대해 “폼이 망가져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쳐야 한다”라는 대명제가 머릿속에서 맴돌다보니 급하게 배트가 나가거나 나쁜 공에도 스윙을 하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그런데 느린 공을 치는 것은 이런 부분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최정은 “자꾸 배트가 나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느린 공을 치다보니 아무래도 기다리게 되고 공을 잡아놓고 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연습을 하다 보니 공이 잡히기 시작하더라. 빨라 보이던 공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효과를 설명하면서 “그 훈련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찾았다”라고 살짝 미소 지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도 최정의 타율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었다. 2할5푼이었다. 최정은 이에 대해 “이전까지 나왔던 안타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4일 경기부터는 자신이 만족할 만한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회복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최정의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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