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오’ 박경완 감독, 자책하는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5 10: 01

“잘 되면 선수 덕이고, 못 되면 감독 탓 아닌가”
박경완(42) SK 퓨처스팀(2군) 감독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 후 총평에 관련한 대답이었다. 어쩌면 이 대답 안에 박 감독의 지도자 지론이 어렴풋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도와주는 것이 감독의 몫이라고 믿는다. 그러려면 그 과정의 시행착오는 자신이 다 안고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박 감독은 지난 1일 송도LNG구장에서 열린 두산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그 전에 몇 차례 연습경기에서 팀을 지휘한 적은 있지만 어쨌든 공식 기록이 남는 공식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달랐다. 이날 SK 퓨처스팀은 9회 조성우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런데 이날 박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는 자책에 가까웠다. 박 감독은 “4회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을 늦게 잡아서 쉬운 경기를 어렵게 이겼다”라고 했다. “감독으로서 첫 정규 경기라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감독의 모자란 부분을 선수들이 채워줬다”라고 덧붙였다. 2일 두산 2군과의 경기에서 역전패 한 이후에도 “마무리투수 교체 타이밍이 잘못됐다”고 감독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사실 2일 경기는 경기 중반 야수들의 실책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결과적으로 마무리투수를 일찍 올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패배로 이어졌다. 박 감독은 “경기를 지켜보는데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코치에게 ‘이닝 중간 선수들을 모아 주의를 주라’라고 지시를 했는데 그 사이에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박 감독은 경기 후 그에 대한 부분은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누가 잘못했는지는 선수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실책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될 상황이었고 그 전부터 이미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다”고 하면서 “어차피 지난 일이다. 굳이 머릿속에 남겨둘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실제 박 감독은 3일 라인업에서 당시 실책을 저지른 선수들을 그대로 남겨뒀다. 오히려 실책을 하지 않은 선수들을 뺐다. 경기가 비로 취소되긴 했지만 선수단에 주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을 수 있다.
어차피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박 감독이다. 박 감독은 “나도 선수들과 함께 배워가는 단계다. 한 단계씩 밟아가고 싶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자신도 여러 부분에서 실수를 저지르듯이 선수들도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내 탓이오’를 가슴 속에 새기고 있다. 감독의 그런 생각이 선수단에 공유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는 있다. 하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화되면 파급력은 꽤 크다.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은 2군 선수들이기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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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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