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을 스스로 이겨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주위의 따뜻한 격려나 조언은 큰 힘이 된다. 송광민(31, 한화)의 슬럼프 탈출도 그런 배려의 손길 속에서 이어졌다. 힘을 받은 송광민이 좀 더 힘차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송광민은 시즌 출발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지만 스스로의 성에 차지 않는 시즌 준비였다. 오키나와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몸놀림이 가볍지 않았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와 올해는 비상을 노렸지만 마음처럼 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는 게 송광민의 설명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음에 담아둘 만한 실책도 겹쳤다.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였다. 2-3으로 뒤진 6회 1사 1,3루에서 정훈의 땅볼을 놓쳤다. 상대의 기세를 끊어갈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오히려 불을 붙여준 셈이 됐다. 망연자실이었다. 송광민은 “스스로에게 화가 나더라. 대시해서 자신 있게 처리하다 실책이 난 것도 아니고, 평범한 공을 놓쳤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머릿속이 분노로 가득 차 있을 때쯤, 팀 선배인 김태균이 다가와 따뜻한 말을 건넸다. 송광민은 “투수 교체를 하는 시점에 (김)태균이형이 ‘편하게 하라. 야구 하루 이틀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하더라. 그 이후 편하게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이후 좀 더 잘 풀리는 것 같다”라고 고마워했다.
송광민은 그 날 경기 후 홈런 두 방을 때리며 독수리 하위타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장종훈 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송광민은 “지난해 복귀해 타격이 나쁘지 않다보니 기본기를 약간씩 등한시했던 것 같다. 하체로 보고 하체로 쳐야 하는데 상체가 먼저 움직이는 버릇이 생겼더라”라고 털어놓으면서 “장종훈 코치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힙턴을 강조하셨는데 그 후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대전 삼성전에서 그 효과는 바로 드러났다. 송광민은 이날 4-2로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송광민은 “오히려 그 전에 헛스윙을 한 번 했는데 그 때부터 감이 오더라”라고 떠올렸다. 힙턴을 하면서 한창 좋을 때의 타격감을 찾았다는 의미였다. 송광민은 2일에도 결정적인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전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어찌보면 김태균과 장종훈 코치가 만들어낸 합작품이기도 했다.
큰 목표는 없다. 이미 공격력은 인정받고 있는 송광민이다. 2009년 116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일단 유격수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수비 안정이 우선이다. 송광민은 “내가 수비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다”라면서 “안정적으로 내가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처리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위의 조언 속에 한 단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송광민이 독수리 내야진의 든든한 날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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