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홈구장 명물 가오리, 직접 만져보니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5 13: 38

야구장에 가면 치킨, 맥주, 핫도그가 있다. 물론 치어리더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지만 가오리가 있는 야구장은 지구상에 단 한 곳 뿐이니 바로 트로피카나 필드다.
트로피카나 필드는 1990년 완공된 완전 돔구장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990년대 초반 연고이적을 고려했으나 메이저리그 구단주 회의에서 이를 제동하며 졸지에 주인없는 구장이 되고 말았다. 한동안 미식축구 구장으로 쓰이던 트로피카나 필드는 1998년 템파베이가 창단하며 둥지를 틀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구장의 명물은 바로 가오리다. 원래 구단 명칭은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로 가오리가 구단 상징이었지만 2007년 11월 거대한 빛(Rays)으로 변경했다. 플로리다의 강렬한 태양에서 따왔으니 이도 잘 들어맞는 구단 명칭이다.

그래도 탬파베이는 가오리를 잊지 않았다. 외야 우측펜스 부근에 수조를 설치해 가오리를 풀어놨다. 정확한 명칭은 카우노즈레이(Cownose Ray)로 최대 2m까지 자라는 가오리 가운데 큰 종이다. 플로리다 아쿠아리움에서 위탁 운영하는 이 수조는 트로피카나 필드를 찾는 야구팬이면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게다가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직접 가오리가 있는 수조를 찾아가 탬파베이 구단 상징을 손끝으로 느껴봤다. 탬파베이 팬들에게는 이제 익숙한 공간이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수조를 찾아 가오리를 만지기 위해 손을 뻗어보고 있었다. 만지는 것은 무료, 먹이를 주는 건 5달러를 받는다. 아쿠아리움은 가오리들을 위해 템파만에서 바닷물을 길어다가 야구장에 옮겨놨다.
가오리를 만질 때에도 요령이 있다. 몸통을 만져서는 안 되고 양 지느러미 부위를 살짝 쓰다듬어야 한다. 그림으로 친절하게 '몸통은 스트라이크, 지느러미는 홈런'이라고 표시까지 해놨다. 직원은 "가오리가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몸통을 건드려 자극하면 공격할 수도 있다"며 살짝 겁을 줬다. 가만히 손을 넣으니 가오리가 먼저 다가왔다. 관광객들이 자주 먹이를 주다보니 자기들이 먼저 알아서 사람 손을 찾는다. 직원이 알려준대로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가만히 지느러미를 쓰다듬었는데 점액 때문인지 무척 미끄러웠다.
 
가오리를 만진 관광객들을 위해 바로 옆에 세면대와 페이퍼타올, 그리고 휴지통을 설치해놨다. 재미있는 건 그 장소 위에 '원정팀 라커(Visiting team Locker)'라고 적어놓은 것. 홈팬들은 휴지통이 정말 원정팀 라커도 되는 것처럼 손을 닦은 휴지를 휙휙 던졌다.
'가오리 존'은 페어지역 뒤에 있기 때문에 홈런타구가 들어갈 수 있다. 만약 수조에 공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만약 탬파베이 소속 선수가 거기에 공을 집어넣으면 구단은 자선단체에 2500달러, 아쿠아리움에 2500달러를 기부하기로 되어 있다. 홈런 하나에 총 5000달러가 나가는 것이다.
이제까지 수조에 홈런공이 들어간 건 모두 3번. 처음은 루이스 곤살레스(2007.6.24)였고 두 번째는 미겔 카브레라(2013.6.30), 마지막은 조시 로바톤(2013.10.7)이었다. 로바톤만 유일하게 탬파베이 소속으로 '가오리샷'을 날렸는데 그게 바로 2013년 디비전시리즈 3차전 끝내기 홈런이었다. 탬파베이 구단이 기쁜 마음으로 5000달러를 쾌척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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