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마스터’ 울프, 동료들과 첫 승 감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5 20: 07

SK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32)가 두 번째 등판에서 무난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경기 중반 집중력을 발휘한 팀 타선,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울프의 뒤를 받친 수비수들의 조력을 등에 업고 한국무대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울프는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는 팀이 1-2로 뒤져 있었으나 팀 타선이 6회 4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되찾은 덕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팀이 결국 6-2로 이김에 따라 한국무대 첫 승을 거뒀다. 지난달 30일 문학 넥센전 6이닝 2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투구였다. 움직임이 심한 특유의 싱킹패스트볼 유형의 공을 앞세워 여전히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와 큰 이상이 없었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2회 하위타선과 승부하지 못하며 2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지만 전반적인 투구 내용을 봤을 때 아주 큰 흠이 되지는 못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시작한 울프는 1-0으로 앞선 2회 선두 김태균과 정현석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고동진을 좌익수 뜬공, 송광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김회성과 승부하지 못하고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민수의 타구가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되며 역전을 허용했다.
3회를 잘 넘기는 울프는 4회 위기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1사 후 고동진에게 볼넷, 송광민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1사 1,3루에 몰렸지만 김회성을 유격수 직선타, 김민수를 투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5회에는 2사 후 피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김태균의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조동화가 호수비로 건져내며 실점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날 울프는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11개를 내야 땅볼로 잡으며 또 한 번 ‘땅볼 유도형’ 투수의 진가를 선보였다. SK 내야수들은 이런 울프를 안정적인 수비로 도왔다. 2루수 나주환, 유격수 김성현, 3루수 최정이 무수한 땅볼들을 안정감있게 처리하며 울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2로 뒤진 5회 1사 1루에서는 김태균의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조동화가 전력질주해 걷어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울프는 구위가 아주 압도적인 선수는 아니다. 맞혀 잡는 스타일에 가까운데 동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해 수비력을 정비한 SK 수비수들은 이런 울프의 최고 조력자다. 안정된 구위와 동료들의 조력. 울프의 한국무대 성공 요건이 점차 갖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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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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