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선이 쉽지 않아졌다. 죽어도 쉽게 죽지 않는다. 삼자범퇴에도 투수로 하여금 30개의 공을 던지게 하는 끈질김으로 달라진 힘을 보여줬다.
롯데는 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홈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마운드의 효과적인 이어 던지기와 타선의 집중타로 연이틀 삼성을 제압하며 개막전 패배 후 3연승을 달렸다. 이틀 연속 삼전 투수들을 지치게 하는 타선의 집중력이 단연 돋보였다.
롯데는 1회 시작부터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대거 4득점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의 진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삼자범퇴로 물러난 2회 나왔다. 선두타자 정훈은 2루 땅볼 아웃됐지만, 무려 15구 풀카운트 승부로 밴덴헐크의 힘을 뺐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무려 9차례나 파울 커트가 나왔다.

정훈에 이어 이승화도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5개의 공을 봤다. 이닝 마지막 타자 김문호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며 밴덴헐크에게 10개의 공을 더 던지게 했다. 김문호 역시 유격수 내야 뜬공으로 잡혔지만 투스트라이크 후 파울 커트 4개로 끈질기게 물고늘어졌다.
2회 삼자범퇴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밴덴헐크의 투구수는 30개였다. 2회까지 투구수만 무려 61개. 3회에도 2사 3루에서 강민호가 2루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구까지 승부했고, 5회에도 김문호와 손아섭이 6구 승부를 한 데 이어 강민호가 9개의 공을 던지게 하는 끈질김으로 밴덴헐크를 괴롭혔다.
밴덴헐크는 5회까지 무려 122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7회에도 바뀐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전준우와 손아섭이 각각 6구~7구 승부로 힘을 뺐다. 이날 롯데는 6차례 풀카운트 포함 무려 11차례나 투수에게 6구 이상 던지게 했다. 지난 4일 울산 삼성전에서 5차례 풀카운트 포함 9차례 6구 이상 승부에 이어 연이틀 끈질긴 집중력을 과시했다.
롯데는 4번타자 최준석이 1회 초구 공략으로 2타점 선제 결승타를 터뜨리고, 5회에는 2구를 받아쳐 좌중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중심타선은 필요할 때마다 과감한 스윙으로 결정타를 치며 조화를 이뤘다. 쉽게 안 죽는 롯데 타선, 올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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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