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30, KIA 타이거즈)이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초반 제구 난조를 딛고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송은범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QS)에 성공한 송은범은 팀 타선의 든든한 지원까지 받아 시즌 첫 승(1승 1패)도 따냈다. 559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사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송은범은 1회말 선두 민병헌과 오재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것도 김현수의 좌익수 플라이로 2, 3루가 된 뒤에 자신의 폭투로 발생한 것이었다. 그만큼 초반 송은범의 제구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2회 이후 송은범의 피칭은 빠르게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 바탕에는 투심 패스트볼을 이용한 땅볼 유도가 있었다. 타자의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지 않은 타구들은 내야수들을 향하는 땅볼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송은범은 비교적 손쉽게 하나식 아웃카운트를 쌓아 나갔다.
결국 두산은 송은범의 페이스에 말려들기 시작했고, 송은범은 7회 2사까지 버텼다. 20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탈삼진이 5개 나왔고, 나머지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병살로 이어진 것을 포함해 땅볼로 만들어낸 것이 12개에 달했다. 엄청난 땅볼 유도 능력이었다.
땅볼로는 장타가 나오기 힘들다. 땅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만큼 장타를 맞을 위험이 줄어든다. 송은범은 초반 볼넷과 폭투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험도가 낮은 땅볼 유도형 피칭 패턴을 보였고,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나오며 계속해서 땅볼을 얻을 수 있었다.
송은범이 던진 투심의 최고구속은 148km로 포심 패스트볼(149km)과 큰 차이를 보이지도 않았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최대 35km이상의 차이를 보인 커브와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하는 슬라이더까지 폭넓게 활용하며 송은범은 땅볼은 물론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지난해 부진을 시즌 초부터 만회한 송은범은 FA를 앞두고 다진 각오를 마운드 위에서 확실히 보여줬다. KIA는 이러한 송은범의 호투 속에 두산을 이틀 연속 꺾으며 2연승으로 4승 3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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