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연기자들을 첫회에 등장시킨 SBS 새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의 노림수가 맞아 떨어졌다. '엔젤아이즈'는 아역들의 호연 속에 상큼하고 풋풋한 감성을 품은 채로 출발했다.
5일 방송된 '엔젤아이즈'는 기구한 운명과 마주한 두 사람, 어린 박동주(강하늘 분), 어린 윤수완(남지현 분)이 만나 사랑을 키우는 모습이 담겼다. 세상과 벽을 쌓고 살아온 수완과 그런 수완에게 사랑을 느낀 동주의 모습은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환기시키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첫 회에서는 강하늘, 남지현의 활약이 돋보였다. 강하늘은 아버지를 잃은 후 가장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마음 건강한 고등학생 동주로 등장했고, 남지현은 어린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시력까지 잃은 후 마음의 문을 닫은 캐릭터 수완으로 분했다.

강하늘은 동주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사투리ㅣ 속에서 수완을 향한 짝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수완 앞에서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어리숙한 동주의 모습으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수완이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그의 아픔에 공감하며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궜다.
남지현은 세상에 섞여 살아가기 보다는 혼자 힘으로 인생이 지탱해야 하는 위기의 청춘 수완으로 열연을 펼쳤다. 자신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는 아버지 윤재범(정진영 분)과 암묵적 동의 하에 떨어져 지내고 있는 수완. 그는 혼자 힘으로 서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고, 고지 앞에서 동주를 만났다. 아직 동주에게 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수완은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 밀어내려고 할수록 깊숙이 들어오는 동주 덕분에 수완은 세상에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날 '엔젤아이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거웠다. 동주의 아버지는 구조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수완도 같은 현장에서 어머니와 시력을 잃었다. 등장인물들은 이 사건으로 큰 우울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재범이 그랬고, 수완도 앞을 못 보는 처지가 됐다.
동주, 수완이 연결돼 있는 이 사건이 얼마나 더 극에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부분. 다만 강하늘, 남지현을 내세운 첫 스타트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방송 후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로 노출됐고,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도 우호적이었다.
앞으로 강하늘, 남지현 등 아역 연기자들의 바통을 이어 받아 브라운관을 채울 이상윤, 구혜선, 김지석, 승리, 공형진 등 성인연기자들의 활약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엔젤아이즈'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첫사랑을 떠나보낸 남녀 주인공이 12년 후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가슴 찡한 사랑을 그린 청춘 멜로 드라마. SBS 드라마 '야왕', '유령',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의 박신우 감독과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윤지련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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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아이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