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는 매력이 넘치는 팀이다. 총연봉은 항상 하위권에 머물지만 최근 팀 성적은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또한 에반 롱고리아·벤 조브리스트 등 팀에 충성심이 넘치는 장기계약 스타들도 포진해있다.
1998년 창단 이후 10년 동안 탬파베이는 단 한 번도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하던 만년 하위팀이었다. 그렇지만 하위권에 머무는 기간동안 꾸준히 전도유망한 선수들을 드래프트에서 수집했고, 2008년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템파베이는 꾸준히 5할 승률을 넘기면서 최근 6년 중 4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보통 성적과 총 관중은 비례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탬파베이 관중동원은 매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팀이 처음으로 빛을 본 2008년에도 평균관중 2만2259명을 기록하며 전체 26위에 머물렀다. 급기야 2012년과 작년 2년 연속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관중동원 꼴찌를 했고, 평균관중 2만명도 넘기지 못했다.

탬파베이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는 1990년 완공된 돔구장이다. 2009년을 끝으로 미네소타 트윈스가 메트로돔을 떠나 현 구장인 타겟필드로 이전하면서 트로피카나 필드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남은 뚜껑이 열리지 않는 돔구장이 됐다. 총 정원은 45200명으로 결코 작은 구장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도심에서 접근성이 나쁘다는 점이다. 트로피카나 필드가 위치한 곳은 탬파 메트로폴리탄의 중심도시인 탬파가 아닌 세인트피터스버그다.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는데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탬파에서 트로피카나 필드까지 가기 위해서는 차로 30km 가까이 달려야 한다. 탬파에서 야구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만을 가로지르는 '하워드 프랭크랜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툭하면 교통정체를 일으키는 곳이다.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한 호텔 직원은 "그 다리를 지나가는데만 1시간 넘게 걸릴 때가 많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구장을 옮기려는 탬파베이 구단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007년에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4억5000만달러를 들여 새 구장을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지역재정 악화로 백지화됐다. 그렇지만 이러한 계획은 세인트피터스버그 시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시장인 빌 포스터는 탬파베이와 트로피카나 필드의 계약이 끝나는 2027년까지 이전을 허락할 수 없다고 버텼다. 충분히 빅마켓으로 도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탬파베이지만 구장 위치문제 때문에 구단 연봉총액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탬파베이 구단이 연고지 이전도 불사하겠다고 나오자 새 구장 건설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올 시즌도 탬파베이의 구단 흥행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할 것 같다. 개막전에만 3만1042명이 왔을 뿐이고 이후 3경기에서 1만1113명, 1만808명, 급기야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은 1만명이 못되는 9571명만이 트로피카나 필드를 찾았다. 지역사회에 얽힌 실타래를 풀지 못한 탬파베이는 이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트로피카나 필드의 사례는 NC 새구장 건설과도 닮은점이 많다. 통합 창원시는 진해구 구 육군대학 부지에 새 구장을 짓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NC는 교통이 불편한 진해에 새 구장을 짓는다면 관중동원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창원시는 2016년까지 2만5000석 규모의 새구장을 짓겠다고 약속해 NC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만 갈등의 골이 풀리지 않아 아직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창원시가 진해구에 야구장을 자으려고 하는 이유는 정치논리 때문이다.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할 때 진해는 얻은 게 적어 다시 분리해서 나가는 게 낫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새 야구장을 진해구에 지어 지역민심을 달래려고 하고 있다. 정치 쪽에서 불거진 문제이기 때문에 NC 새 야구장 입지의 향방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의 예에서 보듯이 야구장의 접근성은 매우 중요하다. 총 인구 431만명의 거대도시권인 탬파에도 야구장 위치를 잘못 잡아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창원시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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