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무력시위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27)이 연일 류중일 삼성 감독 앞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류중일 감독에게 대표팀 발탁을 향한 뜨거운 의지를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황재균은 지난 4~5일 울산 삼성전에서 연이틀 2안타 멀티히트로 활약하고 있다. 4일 삼성전에서 2루타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사구로 펄펄 난 황재균은 5일 삼성전에도 역시 2루타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연이틀 롯데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황재균의 기세는 아주 대단하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0일 사직 한화전에서 4타수 2안타 1도루로 첫 멀티히트를 작렬한 그는 이튿날 한화전에서도 2루타로 5타수 1안타를 쳤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율 4할6푼7리 2타점을 기록 중이다. 2루타 3개에서 나타나듯 날카로운 타격으로 질 좋은 타구를 뿜어내고 있다.
황재균은 올해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들 수 있는 내야 자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내야 백업 자리를 놓고 가장 치열할 것"이라며 황재균을 비롯해 김상수(삼성) 김민성(넥센) 안치홍 김선빈(이상 KIA)이 후보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올해 우리나이 28세가 된 황재균은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더 이상 입대를 미루기 어렵다. 오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초반부터 매섭게 달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야진은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상태. 류중일 감독이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2루수 정근우(한화) 3루수 최정(SK)과 유격수 강정호(넥센)가 주전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그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업 요원으로 3루수와 유격수 모두 가능한 황재균도 어필된다. 황재균은 공수주를 두루 갖춰 쓰임새가 높다.
그러나 경쟁자 김민성이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점, 2루수와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김상수와 안치홍의 존재가 황재균을 위협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도 "엔트리 24명 중에서 20명은 거의 의견이 일치한다. 결국 3~4자리 싸움"이라고 말했다. 황재균은 시즌 시작부터 경쾌한 몸놀림으로 공수에서 빈틈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대표팀 발탁의 기대감을 점차 높이고 있다. 다만 경쟁자들에게 확실한 우위를 보이기 위해서는 지금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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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