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33)이 살아야 울산 모비스가 산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하는 모비스는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창원 LG와 홈경기서 73-76으로 패배했다. 모비스는 지난 1차전에서 승리한 후 2연패를 당해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가 돼 LG와 우승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유 감독이 "내용적으로 진 경기"라고 말할 정도로 내용에서 LG에 완전하게 밀렸다. 그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앞세운 LG가 분투해 근소한 우위를 점할 뿐이었다. 게다가 슛 성공률도 낮은 탓에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의 시작점이 돼야 할 양동근의 부진이었다. 양동근은 LG의 양우섭의 전담 수비에 완전히 막히면서 1쿼터에 2점을 넣은 뒤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득점은 물론 공격 전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양동근이 묶이면서 모비스는 공격의 톱니바퀴가 처음부터 헛바퀴를 돌게 됐다.
물론 양동근이 끝까지 부진한 것은 아니다. 양동근은 4쿼터에 양우섭을 따돌리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양동근은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7점을 넣어 모비스를 경기 종료 직전 동점으로 이끌었다. 비록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양동근의 활약 속에 모비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채 경기를 마치게 됐다.
유 감독도 그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완패했다면 어려웠겠지만, 끝까지 좇아가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밝힌 유 감독은 "동근이가 뛰는 농구를 해야 한다. 부지런해야 찬스가 나는 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오늘 경기의 소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양동근이 살아야 모비스가 산다는 뜻이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잡히면서 패턴을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그럴 때 많이 움직여주고, 스크린을 걸어주고 해야 한다"며 "4쿼터에 동점을 만들었던 것은 동근이가 뛰어다니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준 덕분이다. 그건 동근이의 능력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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