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킹’ 이동욱이 선과 악을 적절하게 오가는 절제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드라마의 흡입력을 높였다. 제작발표회에서 “말이 없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던 것처럼 이동욱이 맡은 차재완 캐릭터는 분명 말이 없고 냉정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이동욱은 방송 초반 외적으로 표현할 거리가 많지 않은 캐릭터를 깊이 있는 눈빛, 감정을 억누른 듯한 섬세한 표정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이동욱은 5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 연출 김대진 장준호)에서 '호텔 괴물' 차재완 역을 맡았다. 차재완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 호텔 씨엘 아성원 회장에게 복수심을 품고 있는 인물.
어린 차재완은 미국 한 도시 뒷골목에서 앵벌이를 하며 생존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시절 부당하게 자신에게 폭행을 가하는 두목을 실수로 죽였고, 호텔 씨엘의 부회장 이중구는 그런 차재완을 찾아와 그의 아버지가 호텔 씨엘의 회장 아성원이며, 아성원이 그의 어머니와 아들인 그를 버렸다고 말하며 복수심을 자극했다.

시간이 흐르고 차재완은 아버지 아성원 회장이 있는 호텔 씨엘의 총지배인으로 들어갔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만으로 살아온 그는 아성원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아들로 인정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성원 회장은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불안한 모습만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 일이 발생한 직후 호텔 수영장으로 뛰어 내리며 자살을 해 충격을 줬다.
차재완은 이중적인 인물이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마음 속은 불타오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보이지 않은 채 얼음장 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욱은 그런 차재완의 감정을 눈빛과 얼굴 근육을 이용해 미묘한 표정의 변화로 그려냈다.
아성원 회장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찔린 듯 지었던 씁쓸한 표정은 이후 아회장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폭발적인 감정 분출로 이어졌다. 그런 감정은 또 다시 자살한 아성원 회장의 시신을 바라볼 때 배신을 당한 듯 황망한 표정으로 연결됐다.
'호텔킹'은 미스터리 스릴러일 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기도 하다. 아직까지 차갑기만 한 차재완은 호텔 상속녀이자 아버지 죽음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아모네(이다해 분)를 만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차가운 호텔쾨물은 어떻게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이동욱이 물오른 연기로 선보일 차재완 캐릭터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인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를 위해 아버지와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동욱, 이다해, 왕지혜, 임슬옹, 김해숙, 이덕화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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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