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레이싱 특집을 통해 강도 높은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레이싱 대회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 몰두하는 일곱 멤버들의 물어뜯는 치열한 레이스가 안방극장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무한도전’ 레이싱 대결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무한도전’은 지난 5일 방송된 스피드 레이서 특집 2탄을 통해 오는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한 멤버들의 레이싱 대결이 벌어졌다.
총 4명이 참가할 수 있는 가운데 첫 번째 티켓은 자타공인 ‘무한도전’ 레이서 유재석이 거머쥐었다. 이미 에이스로 불리던 그였지만 손쉽게 획득한 것은 아니었다. 그를 경쟁 상대로 여기며 가로막기 신공을 펼친 박명수를 제쳤어야 했다. 정확한 라인을 타며 안정적인 운전을 하는 정준하도 간신히 따돌렸다. 유재석이 첫 번째 티켓을 획득하는 과정은 막강한 경쟁자들의 출현으로 그야말로 국가대표 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대놓고 유재석에 대한 경쟁 의식을 들이대는 박명수나, 유재석보다 좋은 기록을 얻은 후 국민적인 반감을 살까봐 안절부절못하는 정준하의 상황극은 덤이었다. 겁이 많아 울먹이면서도 운전대만 잡으며 돌변하는 정준하의 통쾌한 질주와 기록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박명수의 욕심은 내부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배려의 아이콘으로 불리지만 레이싱에서만큼은 양보 없는 유재석의 불꽃 눈빛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에이스 3인방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 뿐만 아니라 하위권이었던 정형돈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비록 박명수에게 예선 패배를 당했지만 비등한 경기 실력으로 대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상황까지 몰고 갔다. 상위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들만의 리그’였지만 이를 악물고 박명수를 꺾겠다고 눈에 불을 켜는 정형돈의 경쟁심은 이날 1위 선발전 못지않은 재미를 선물했다. 수동 운전에 익숙하지 않아 손창우 PD의 자동차까지 갈취해 운전 연습을 하는 노홍철이나 자동 기어의 약점에도 몸으로 익힌 라인으로 반전을 노리는 하하의 레이싱도 빼놓을 수 없는 ‘깨알 재미’였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KSF 출전을 위해 연습하는 과정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데 치중한 것이 아니라 내부 경쟁을 통해 실력 향상을 노린다는 점에서 이를 지켜보는 묘미가 있다. 10년 가까이 함께 방송을 하면서 정을 쌓고 서로 가족 같이 지내는 이들이 레이싱 대결에서만큼은 서로를 꺾겠다고 승부욕을 발동하는 모습은 친밀하기에 더욱 흥미로운 경쟁을 만들었다.
여기에 운전만큼은 자신만만하게 여기는 겁보 레이서 정준하의 반란과 누군가는 비웃을 수 있지만 자신만큼은 한없이 진지한 불혹의 레이서 박명수의 불타는 승부욕은 ‘무한도전’ 레이싱 도전을 긴장감 넘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멤버들의 진지한 자세는 레이싱 특유의 하나의 작은 실수가 경기 결과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특성과 결합하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무한도전’은 앞으로 3명의 출전 선수들을 뽑기 위한 내부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본격적인 대회 합류까지 2달여의 시간이 남은 이 프로그램이 사정 없이 물어뜯는 경쟁을 통해 안방극장에 전달하는 재미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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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