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본 제퍼슨 혹은 문태종을 잡아야 한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모비스는 지난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창원 LG와 홈경기서 73-76으로 패배했다. 지난 1차전에서 승리한 후 2연패를 당한 모비스는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가 돼 LG와 우승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2연패를 당한 만큼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그래야 반격의 발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3차전에서 16점 차까지 지다가 양동근의 4쿼터 활약으로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결과는 따내지 못했다. 4차전에서는 3차전 막판의 기세를 이어 승리를 따내는 것이 모비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관건은 LG의 주 득점원을 막을 수 있느냐다. 모비스는 LG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인 김종규를 챔피언결정전에서 꽁꽁 묶고 있다. 성공적이다. 하지만 제퍼슨과 문태종은 그렇지 못하다. LG의 뻔한 공격 루트이지만 알면서도 당하고 있다. 지난 3차전이 특히 그랬다.
3차전에서 제퍼슨은 25분 15초를 뛰며 22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제퍼슨은 처음 투입된 2쿼터에 12점을 넣으며 LG가 분위기를 잡을 수 있게 했고, 승부처가 된 6점을 넣음과 동시에 회심의 공격에서 짜릿한 위닝샷을 성공시켜 LG에 승리를 안겼다.
문태종의 3차전 활약은 제퍼슨 이상이었다. 문태종은 1쿼터 모비스의 거센 공격 속에서 반격을 펼쳐 홀로 15점을 넣었다. 문태종 외에 LG에서 1쿼터 동안 점수를 추가한 선수는 2점을 넣은 양우섭뿐이었다. 문태종이 없었다면 LG는 모비스에 기선을 제압 당해 초반부터 힘든 경기를 소화할 수도 있었다.
결국 모비스는 제퍼슨과 문태종 두 선수를 막지 못해 3차전을 내준 셈이다. LG의 뻔한 공격 루트를 알고 있음에도 두 선수의 기량이 출중해 막지 못한 것이다. 모비스로서는 수를 꺼내들어야 하는 상황. '만수'라 불리는 유재학 감독도 3차전까지 치른 만큼 대비책을 준비했을 때가 됐다.
무엇보다 서로 돕는 수비가 펼쳐져야 한다. 제퍼슨의 경우 리카르도 라틀리프 혹은 로드 벤슨이 홀로 막는 것이 힘들다. 동료들끼리 도와야 한다. 모비스는 3차전 4쿼터에서 LG를 추격할 때 제퍼슨에게 트랩 수비를 시도했다. 모두가 완벽하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동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봤다고 할 수 있다.
1쿼터에만 15점을 넣은 문태종에 대해서 유 감독은 "타짜"라는 표현을 썼다. 쉽게 슛을 던질 수 있도록 수비가 약했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문태종이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 득점을 올렸다는 것. 유 감독은 "문태종에 대한 수비 실수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못 막은 것이 아니라 그 선수가 타고난 것"이라고 했다. 문태종 스스로가 잘 던지고 잘 넣는데 방법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비스는 3쿼터에서 문태종의 수비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 이날 문태종은 1쿼터에 15점, 2쿼터에 5점, 4쿼터에 5점을 넣는 등 꾸준한 모습을 보였지만, 3쿼터에서는 슛 한 개를 던졌을 뿐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당시 문태종의 수비자는 이대성이었다. 이대성은 빠른 발과 문태종에 밀리지 않는 힘으로 대응했다. 1쿼터에 문태종이 상대한 이지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물론 이대성이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이 모비스가 가진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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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