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추신수, 프라이스에게 '악몽' 선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6 11: 02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32)가 멀티히트를 터트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추신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벌어진 탬파베이전에 좌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시즌 첫 보살까지 더했다.
이날 추신수가 상대한 투수는 프라이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12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했다. 작년에는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잠시 주춤했고, 트레이드 카드로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일단 탬파베이에서 그대로 시즌을 시작한다. 올해는 개막전에 등판해 7⅓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챙겼다.

프라이스는 과거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앞세우는 투수였지만 점차 변형 패스트볼 구사비율을 높이고 있다. 삼진을 노리는 투수에서 범타를 유도하는 투수로 조금씩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작년 186⅔이닝을 던져 볼넷이 27개밖에 없을 정도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추신수는 프라이스를 상대로 13타수 2안타(타율 .154) 6삼진을 당했다.
상대전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 뿐이었다. 추신수는 프라이스를 끈질기게 괴롭혀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 일단 첫 타석부터 달랐다. 추신수는 1회 프라이스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1볼 2스트라이크로 카운트가 몰렸지만 유인구를 침착하게 골라내며 카운트를 꽉 채웠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오던 커터를 가볍게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곧이어 앨비스 앤드루스의 좌전안타가 나왔고, 추신수는 알렉스 리오스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2번째 타석도 마찬가지다. 2회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추신수는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추신수의 안타로 선행주자 조시 윌슨은 2루를 밟았고 어김없이 앤드루스가 좌전안타를 터트려 추가득점 발판을 놓았다.
4회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1사 1,3루에서 추신수는 프라이스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내줬다. 투나싱은 타자에게 극히 불리한 카운트, 그렇지만 추신수는 커트를 해가며 다시 풀카운트로 끌고갔고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올렸다.
투수는 1회 1번 타자를 풀카운트에서 출루시키는 걸 가장 꺼린다. 공을 많이 던지게 하고 출루까지 허용하면 경기 자체가 꼬이는 경우도 있다. 추신수는 이날도 프라이스를 상대로 톱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 프라이스는 6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전체 투구수 99개 가운데 22개를 추신수를 잡는 데 썼다. 추신수는 타자 9명 가운데 한 명이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보여주면서 벌써부터 텍사스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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