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시청률 하락, 진짜 적은 따로 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06 11: 13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두자릿수 시청률을 지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제 아무리 방송가가 봄철 나들이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시청률 하락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 떨어질 줄은 예상을 못했다. 수년간 10% 중반대를 꾸준히 유지하던 이 프로그램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전국 기준 10%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12.1%)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불후의 명곡’은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토요일 오후 6시대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 터줏대감이었던 ‘무한도전’을 제쳤다. ‘무한도전’이 2위를 한 것보다는 한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더 눈에 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달 1일 13.7%를 기록한 이후 8일(11.1%), 15일(11.8%), 22일(11.5%), 29일(10.7%)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방송 프로그램들이 봄 나들이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지난 해 같은 기간을 살펴보면 ‘무한도전’의 시청률 하락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해 3월 내내 14~15%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이 같은 시청률 하락은 어떤 프로그램이든 위기설로 번지기 마련.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과 관계 없이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광고 수익으로 생존하는 방송사에서 시청률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시청률 하락은 프로그램의 위기설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무한도전’이 무려 9년간 방송되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 재미가 예전만 못할 때도 있고,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예능프로그램이긴 하나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점점 노출되고 있다.
워낙 오랫동안 방송되면서 충성도 높은 시청자가 포진돼 있으면서도 이 프로그램이 재미 없어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갈아탔다는 ‘안티’ 시청자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최근 시청률 하락은 내부적인 이유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의 외부적인 걸림돌이 배경이 되고 있다.
일단 방송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이 한몫 했다. 지난 5일 방송은 무려 90분이 전파를 탔다. 현재 평일 오후 10시대 드라마가 60분 방송되고, 평일 오후 11시대 예능프로그램이 7~80분 방송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지게 방송을 하는 셈이다.
이는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일요일 오후 6시대 예능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방송시간이 늘어나면서 프로그램의 압축된 재미가 없어지고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또한 최근 ‘무한도전’이 방송하고 있는 장기 특집이 중장년보다는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안고 있다는 점이 시청률 하락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응원단이나 레이싱 특집 모두 앞뒤 맥락을 알아야 볼 수 있는 중간 유입이 어려운 구성이기 때문.
시청률 조사 결과가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젊은층을 포함시키지 못하고 본방송을 챙겨보는 중장년층의 시청 유형만 수집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도 ‘무한도전’의 시청률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무한도전'은 아직까지 부인할 수 없는 '1등 예능'이다. 선두주자로서 시청률 하락이 위기설을 일으키기도 하고, 유독 재미 여부에 민감하게 평가를 받는 굴레 속에 방송되고 있다. 언제나 위기설이 불거지면 새로운 카드로 보기 좋게 불식시켰던 이 프로그램이 최근 잇따른 시청률 하락을 어떻게 타파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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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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