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빗슈, 꿈의 '300K' 달성할 수 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7 13: 00

텍사스 레인저스 우완투수 다르빗슈 유(28)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빨리 500탈삼진을 잡은 투수가 됐다.
다르빗슈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89개로 경기를 끝까지 책임질 수도 있었지만 복귀전이라 무리하지 않았고 팀은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다르빗슈는 1회 첫 타자 데이빗 데헤수스를 루킹삼진으로 잡아내며 2014 시즌을 시작했다. 이어 2번 타자 윌 마이어스까지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 삼진으로 다르빗슈는 데뷔 3년차 만에 메이저리그 탈삼진 500개를 채웠다.

다르빗슈가 탈삼진 500개를 잡기까지 필요했던 이닝은 401⅔이닝으로 역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여줬다. 종전 500K 최소이닝 1위 기록은 케리 우드로 2001년 기록을 세웠었다. 드와이트 구든이 1985년 2시즌 만에 544삼진을 잡아내며 최단기간 500K를 달성했지만 이닝은 494⅔이닝으로 훨씬 많았다.
다르빗슈의 탈삼진 비율은 가히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작년까지 다르빗슈의 9이닝 당 탈삼진(K/9)은 11.2개인데, 역대 K/9 1위인 랜디 존슨(10.61)보다 앞선다. 물론 존슨은 통산 탈삼진 4875개로 역대 2위에 올라 있으며 2001년에는 탈삼진 372개로 2000년대 시즌 최고탈삼진 기록을 갖고 있는 삼진 머신이다.
이제 풀타임 2년을 마친 다르빗슈를 22년을 뛰며 놀라운 비율기록을 수립한 존슨과 비교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삼진을 잡는 능력에 있어서는 '될성부른 떡잎'임에는 틀림없다. 참고로 존슨의 풀타임 첫 해였던 1989년 탈삼진은 130개(160⅔이닝)였고, 그 이듬해에는 194개(219⅔이닝)를 기록했다.
과연 다르빗슈는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할 수 있을까. 역대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최다탈삼진은 1886년 맷 킬로이가 기록한 513개. 현대식 야구가 정립되기 이전이고 무려 583이닝이나 던졌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기준을 최근으로 당겨보면 2000년 이후 시즌 300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랜디 존슨(2000년 347개·2001년 372개·2002년 334개)과 커트 실링(2002년 316개) 뿐이었다. 가히 꿈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다르빗슈는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작년 277개의 탈삼진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이는 현역선수 단일시즌 탈삼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위는 2009년 저스틴 벌렌더(디트로이트, 269개)다. 가벼운 목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른 다르빗슈지만, 올 시즌 첫 등판에서 6개를 잡아내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물론 쉬운 기록은 절대 아니다. 다르빗슈가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대략 30경기 정도 선발로 나올 수 있다. 나올 때마다 삼진을 10개씩 꼬박꼬박 적립해야만 달성이 가능하다. 보통 투수라면 선발등판에서 10탈삼진을 기록하면 뉴스가 되는데, 다르빗슈는 이걸 시즌 내내 유지해야 한다.
변수가 있다면 다르빗슈의 투구 스타일 변화다. 다르빗슈의 결정구는 잘 알려졌다시피 슬라이더다. 그렇지만 점차 다르빗슈는 커터 구사비율을 늘리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슬라이더를 줄이고 커터를 시험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커터는 삼진을 잡기 위한 공이 아니라 범타를 유도하는 데 더 유용한 구질이다.
작년 다르빗슈의 이닝 당 투구수는 16.46개를 기록했는데 가장 적은 이닝 당 투구수를 기록한 이와쿠마 히사시(14.12개)와 비교하면 2개는 더 던졌다. 그 만큼 다르빗슈는 많은 공을 다양하게 던지던 투수였는데, 올 시즌 체력비축을 이유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구질인 슬라이더가 살아있는 한 다르빗슈의 탈삼진 행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다르빗슈가 시즌 300탈삼진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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