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 3차례 등판을 통해 점차 우려를 씻어내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6일 야쿠르트전에서 팀이 15-8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깨끗하게 경기를 끝냈다. 팀이 8~9회 무려 10점을 내면서 긴 시간 불펜에서 대기해야 했던 탓에 초반 안타를 허용했으나 그 뒤 오승환은 '난공불락'이었다.
첫 등판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 오승환은 일본 첫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오승환은 최고구속 153km를 찍으며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무려 투구수가 32개에 이르러 '커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많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오승환은 두 차례 더 등판했다. 3일 주니치전에서는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하며 처음으로 일본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고 이날 0-7에서 막판 4-7까지 추격한 주니치 타선을 상대로 선전했다. 이날 투구수는 24개로 첫 번째에 비해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그리고 6일 가장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네 타자를 상대로 18개의 공을 던졌고 탈삼진을 2개나 잡아내며 팬들의 환호성을 유도했다. 9경기에서 무려 66실점(61자책)을 기록한 한신 마운드 사정 탓에 7점차로 앞서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3일 한번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오승환은 방심하지 않고 야쿠르트 타선을 돌려세웠다.
오승환 '같지 않은' 피칭도 있었다. 국내 무대에서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가지고 타자들을 상대했던 오승환은 6일 경기에서 처음으로 일본 타자들에게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를 던져봤다. 이날 경기 전 "많은 분들이 걱정과 조언을 해주시지만 여기서 저도 다양한 구종을 연습하기도 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던 그는 실제로 그 구종을 효과적으로 써먹으며 한층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은 일본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일본에 왔는데 여기서 못하는 모습은 보여드리기 싫다"는 것이 끝판왕의 자존심이다. 오승환이 점차 일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철벽의 9회'가 점차 완성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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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