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만 배 불리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SKT에는 ‘멜론 함정’까지 있었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04.07 08: 54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내놓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가 극히 일부 사용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내놓은 요금제 안에는 더 높은 요금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함정까지 있어 가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은 음성 무제한 요금제인 ‘LTE전국민 무한75+안심옵션 팩’ ‘LTE전국민 무한 85’ ‘LTE전국민 무한 100’을 사용하고 있는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준다면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을 내놓았다.
위의 3가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던 이들에게는 기존의 음성 및 문자 무제한에다가 LTE 데이터와 멤버십 무제한 혜택까지 준다는 설명이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LTE 데이터 무제한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셈이었다.

SKT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을 설명하면서 “월정액 요금 외 추가 요금 발생이 없다”고 자랑했고 “여기에 더해 ‘B tv 모바일’ 월정액 상품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 클럽’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무료 이용 혜택까지 준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평소 ‘LTE전국민 무한75’ 요금제를 사용하던 회사원 A씨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고 멜론 스트리밍 클럽까지 이용하게 해 준다는 말에 매력을 느껴 ‘무한75’ 요금제에다 5000원짜리 ‘안심옵션 팩’을 추가했다. 월정액 8만 원짜리 요금제로 올라간 셈이었다.
그런데 A씨는 그 이튿날 SK텔레콤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 클럽’은 ‘LTE전국민 무한 85’ 이상의 요금제에만 해당 되기 때문에 멜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월정액 8만 5000원짜리 요금제로 올려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LTE 데이터 무제한 상품이 출시 됐다는 그 어떤 기사에도 8만 5000원 요금제 이상에만 멜론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말이 없었다”고 항의하자 SK텔레콤에서는 “언론 보도용으로 보낸 자료에 분명히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A씨의 제보를 받고 지난 2일 언론사에 배포 된 보도자료를 찬찬히 훑어봤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설명하는 문구에는 A씨의 말처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 이용자에게 멜론 서비스를 무료로 해준다고 명시 돼 있었다. 다만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는 4월 8일부터 제공 예정이라는 단서만 있을 뿐이었다.
SKT가 주장한 근거는 한참 뒤에야 찾을 수 있었다. 보도자료에 끝자락에 첨부 된 ‘참고자료’에 문제의 표가 하나 있었다. SKT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추가혜택을 설명하는 표를 따로 보냈는데 그 표의 구분을 자세히 보니 멜론 서비스가 ‘무한 85’ ‘무한 100’ 요금제에만 주어진다고 돼 있었다.
 
전형적인 ‘꼼수’다. 깨알 같은 글씨로 적힌 약관에 함정을 파 놓고 유사시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
이동 통신 가입자들에게 엄청난 혜택이라도 주는 것처럼 거창하게 떠벌렸지만 정작 본질은 높은 요금제 이용을 유도해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데 있었다.
내 눈 속의 들보는 보지 못한 SK텔레콤은 지난 4일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영업 재개를 앞두고 온라인 사이트를 활용해 불법 예약가입 행위를 하고 있다며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는 보도자료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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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광고하는 SK텔레콤 모델. 아래 사진은 SKT가 보도자료와 함께 보낸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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