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형보다 나은 동생이다.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36)이 형 문태종(39, 창원 LG)과 대결에서 완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하는 모비스는 지난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LG와 홈경기서 71-6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모비스는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및 통산 5번째 우승 도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승리의 주역은 문태영이었다. 문태영은 20점 6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이날 모비스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넣었다. 문태영의 활약 속에 모비스는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문태영에 대한 관심보다는 형 문태종에 대한 관심이 크다. LG의 공격 루트가 문태종과 데이본 제퍼슨에게만 몰리다보니 자연스럽게 문태종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문태종이 관심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태영은 결코 형 문태종에게 뒤처지지 않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추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4차전에서 문태영은 20점 6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다. 형 문태종도 20점 6리바운드 1스틸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굳이 따지면 문태영은 LG의 다른 득점원 제퍼슨을 잘 막아 득점이 15점에 그치게 만들었다. 스틸도 형보다 2개를 더 기록했다. 이외에도 문태영은 1차전과 2차전에서 형보다 많은 득점에 성공했다. 3차전만 득점이 4점 적었다.
이에 대해 문태영은 "형은 스크린 플레이를 이용하는 것과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매우 영리하다. 순간적으로 놓치게 되면 어디선가 3점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이런 점이 형의 장점이고, 막기 힘든 부분이다"면서 "하지만 난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형과 대결에서 3-1로 이기고 있다. 형이 나보다 한 경기만 더 잘했지, 나는 나머지 경기를 모두 이기고 있다"고 답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모비스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문태영에게 많은 의존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이 기대보다 저조한 상황에서 문태영은 1~4차전 모두 모비스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며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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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