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2014 스프링 시즌이 4주차 16강 풀리그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탈락이 기정사실화 됐던 SK텔레콤 K의 기사회생이 가장 큰 뉴스였죠.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던 SK텔레콤 S가 프라임 옵티머스에게 0-2 완패는 전문가들과 팬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인데요.
1위 진출을 노렸던 SK텔레콤 S는 8강 진출 대신 순위결정전으로 세계 최강팀으로 불리는 형제팀 K와 롤챔스 8강 진출을 두고 다시 일전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어느 팀이 이기든 승리의 기쁨 보다는 상처가 클 수 밖에 없을 듯 하네요.
세대교체를 완료한 CJ는 프로스트, 블레이즈 두 팀이 모두 8강행을 결정했습니다. 삼성 역시 오존이 3전 전승으로 조 1위 8강 진출을 블루 역시 8강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삼성 블루가 나진 소드를 떨어뜨리면서 KT 불리츠 역시 8강에 합류했습니다.

또한 나진 실드는 8강에 진출했고, 소드는 16강에서 탈락하며 희비가 엇갈렸죠. 기대를 모았던 IM 역시 1팀과 2팀이 모두 16강 탈락의 쓴 잔을 마셨습니다.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그의 막힘없는 시각으로 돌아보고 앞으로 경기도 내다봤습니다. 다섯번째 클템의 젠부샤쓰를 만나보시죠. [편집자 주]
- 프라임 옵티머스가 '롤챔스' 첫 승을 SK텔레콤 S를 상대로 거두면서 그 파장이 대단합니다. 조용히 NLB를 준비하던 K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던 승리라고 할 수 있죠. 결국 SK텔레콤 K와 SK텔레콤 S가 9일 A조서 한 장 남은 롤챔스 8강 진출 티켓을 두고 피할 수 없는 외나무 결투를 치르게 되는데요. 이번 승부 어떻게 보시나요?
▲ 우선 프라임 옵티머스와 SK텔레콤 S와의 경기를 복기해보자면, S의 경우 원래 기복이 심하고 멘탈이 약한 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라임 옵티머스가 한국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았던 4인이 포탑을 압박하는 전술, 순간이동 잭스라는 카드를 아주 잘 준비해 와서 1세트 때 S에게 치명타를 날린 것이 크다고 봅니다. 1세트에 무너진 S는 2세트에서도 무너진 멘탈을 수습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죠.

일반적으로 예측해보자면 NLB행이 거의 확정되고 견디기 힘든 수모를 당한 K의 기세를 지금의 S는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와신상담(臥薪嘗膽)한 K의 전력이 지금 어떨지는 저도 예상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솔직히 조금 무섭네요.)
K는 강자로서의 오만함 때문에 추락한 지금, 다시 설욕할 기회가 왔습니다. S는 다시 한 번 K라는 큰 그림자속에 가려질지, 아니면 본인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누가 이길지 저는 모르겠고 솔직히 예상하기도 싫습니다.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것! 그것이 바로 내전의 매력이기 때문이죠. 즐기세요. 이 꿀맛을!!
- A조 결과에 따라서 다른 조들도 8강에 대한 준비를 다시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 SK텔레콤 K가 2위로 8강에 오를 경우 조 1위에 대한 이득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4강으로 가기 위한 유리한 고지인 1위가 오히려 4강행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부에서는 SK텔레콤 K 보다 삼성 오존의 기세와 실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삼성 오존의 전력을 평가하신다면.
▲ 삼성 오존은 지금 거의 완벽하게 본인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린 상태며 전 세계 팀들을 대상으로 생각해봐도 적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K가 올라오든 S가 올라오든 어떻게 보면 지금 시즌에는 큰 영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다른 팀들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을 만큼 폼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오존이 지금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그런 팀들 사이에서도 제일 기세가 좋은 팀이기 때문 이구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우승팀 후보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삼성 오존을 꼽겠습니다. (그 다음은 프로스트! 프최정이 영입되었기 때문에) 아 8강 대진이 너무 기대됩니다.
- 실드와 소드의 희비가 엇갈린 나진 엠파이어. 소드의 탈락이 아쉽지만 실드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4주차에서 다시 확인시켜줬습니다. 점점 더 물이오르고 있는 '꿍' 유병준과 뒤에서 상대를 급습하는 '세이브' 백영진은 실드의 방패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죠. 지난 대회 4강까지 올랐던 실드는 이번 시즌 우승을 노리고 있다는 데요. 실드의 행보를 예상하신다면.
▲ 나진 실드의 나머지 3명의 선수들도 굉장히 잘해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팀의 중심이 탑과 미드쪽에 가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세이브선수의 경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플레이가 최대 강점이며 이 과감한 플레이가 지금까지는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단단하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채운다면 그때는 정말 특급 탑라이너가 되리라 봅니다. 꿍선수는 링거를 꽂고 연습을 한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노력파입니다.

물론 모든 프로게이머가 연습을 열심히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습을 하는 선수는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 노력의 결과가 나오고 있고, 무서운 점은 꿍의 기세가 멈추지 않고 더욱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95->96->97점 이렇게 최상위권에서도 1점씩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LOL판에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진리는 우승팀은 항상 세계최고의 미드 라이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드가 그만큼 게임을 지배하는 비중이 높다는 이야기인데요, 꿍 선수가 만약 이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간다면 이번시즌 나진 실드의 첫 우승을 보실 수도 있겠죠.
- 절대강자 K가 무너지면서 혼돈의 시대 내지는 춘추전국시대로 비유되고 있습니다. 백다훈 유병준 백영진 등 신진 선수들이 치고 올라가고 있지만, 기존 대표 게이머들인 강찬용 이호종 박상면 구승빈 배어진 조재걸 등도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이현우 해설이 주목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 요새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아무래도 이럴 땐 사심을 한껏 담아 ‘스위프트’백다훈 선수를 고르겠습니다. 이선수가 직접 스크림하는 장면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제 소감은 간단합니다. 생각하면서 게임할 줄 압니다. 요새 정글러들을 보면 거의 모든 프로들, 심지어는 몇몇 아마추어들까지도 피지컬능력은 굉장히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습니다. 별반 차이가 없단 이야기죠. 물론 제가 선수를 하고 있었으면 저는 많이 부족했겠죠. 하하. 갑자기 눈물이...

제 생각에 ‘정글러’라는 포지션에 가장 필요한 능력치는 ‘피지컬능력’이 아니라 ‘머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사고력, 논리적 사고 등등 이겠죠.
모든 라인에 관여할 수 있고 어떤 곳이든 갈 수 있는, 마치 자유도가 300%인 rpg게임을 하는 것이 정글러라는 포지션입니다. 자유도가 높을수록 생각 없이 플레이하면 즐기기도, 좋은 성과를 얻기도 힘들죠. 더군다나 피지컬능력은 연습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지만, 생각하는 능력은 연습으로도 쉽게 얻을 수가 없습니다.
대체로 흔히 말하는 ‘세최정’에 근접한 정글러들은 대부분 똑똑한 플레이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카카오, 뱅기, 댄디 등 지금 잘하는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구요. 그런 점에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리신을 잘 다루다니.. 부럽습니다. 정말 프최정이 되길 개인적으로 응원합니다.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