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 2기가 김진표의 하차와 함께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딸 김규원에 대한 진심만큼은 안방극장을 뭉클하게 했던 김진표가 담담하게 하차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눈에 띄는 변화가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높이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지난 6일 방송을 끝으로 김진표와 딸 김규원이 하차했다. 출연 전부터 과거 막말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김진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적응을 이유로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제작진은 논의 끝에 김진표의 의사를 존중해 여행을 멈추기로 했다.
김진표는 이 프로그램을 떠나면서 “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 방송이 아니더라도 자녀들과의 여행을 다니겠노라고 약속하며 담담히 떠났다. 거창한 인사말도 없었지만 함께 여행을 즐기며 찍은 사진을 보는 모습만으로도 지난 3개월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스타 아빠와 자녀들의 여행기를 다루는 만큼 김진표가 여행을 통해 자녀와의 소통법을 배운 것은 당연지사. 육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아빠 김진표는 논란과 관계 없이 부모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딸을 사랑하지만 함께 소통하는 법을 몰랐던 아빠 김진표를 성장하게 했다.
김진표 뿐만 아니라 새롭게 합류한 다른 아빠들과 아이들도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실 부자연스러운 일일 터다. 이를 조급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청정 예능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가 대수롭지 않게 넘길 문제다.
안정환은 아들 안리환에게 엄격하게 대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느라 분투 중이고, 류진은 여행이 반복돼도 친밀해지지 않는 아들 임찬형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다. 자녀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전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고민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인 것. 비록 자녀가 바뀌긴 했지만 1년 넘게 함께 여행을 다닌 김성주, 성동일 역시 여전히 서툰 구석이 있다.
3개월이라는 여행은 2기 아빠들과 아이들의 유대감을 높였고, 아이들이 한발짝 한발짝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김진표의 하차가 담담했듯이 아빠들과 아이들의 여행은 느리지만 뒤돌아보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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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