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네요. 2018년까지 계속 할 것만 같은데..."
'빙속여제' 이상화(25)가 '선배' 이규혁(36, 이상 서울시청)의 은퇴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이규혁은 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은퇴식을 갖고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23년 동안의 세월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이에리사 국회의원,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및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이경, 2014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박승희 등이 이날 은퇴식에 참석해 이규혁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평소 이규혁과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돈독한 정을 과시해온 이상화는 "(은퇴가)믿어지지 않는다. 2018년까지 계속 할 것만 같다. 이전에도 은퇴하겠다고 여러번 이야기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번복할 것 같다"며 미소를 보인 후 "그래도 이 자리에 오니 뭔가 마음에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아쉽고 슬프다"며 선배를 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어릴 때부터 워낙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도 어쩔 땐 친구같고, 너무 친하게 대하면 '맞먹냐' 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풀어줬다. 워낙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편하게 해준 것 같다"고 이야기한 이상화는 "오빠가 없으면 허전할 것 같다. 쉬는 날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허전했는데, 앞으로 계속 그럴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이규혁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꼈던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이상화는 "스피드업한 후 끝나면 힘들어서 보통 무릎을 짚고 쉬게 된다. 예전에 규혁 오빠가 그러지 말라, 보기 안좋다면서 서서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오빠가 그러시더라"고 답했다.
물론 이상화에게 있어 이규혁은 여전히 존경하는 선배다. 이상화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선수다. 나보다 10살이나 많은데 스케이트를 워낙 잘 타고 운동도 잘하시지 않나. 스케이팅 스킬이 좋고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수"라고 이규혁의 대단함을 강조했다.
함께 은퇴식에 참석한 박승희도 "세월이 지났는데 늘 똑같으시다. 자기관리를 정말 잘하시는 것 같다. 항상 짖궂게 구시면서도 나를 참 예뻐해주셨는데, 오빠가 없다고 생각하면 심심할 것 같다"며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오빠처럼 하려면 앞으로도 12년 넘게 관리해야하는데, 긴 시간 동안 그렇게 자기관리 해온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존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이규혁은 은퇴 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가대표로 23년을 살아온 만큼, 국가대표의 '느낌'이 살아있을 때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고 싶다는 이규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지도자로 대표팀에 합류하기를 꿈꾸고 있다. 이상화도 "지도자가 되면 엄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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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